2025년 3월 3일 연중 제8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어렵다고 한다. 부자들에게는 구원을 받기가 어려운 난점들이 있다. 첫째, 재산의 부유함은 잘못된 자만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엄청난 재산을 소유한 사람은 흔히 세상의 무엇이나 다 값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원하는 것을 쉽게, 넉넉히 가질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다. 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돈이 그것을 해결해 준다고 여길 수 있다. 이런 이들은 돈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고, 돈만 주면 슬픈 일도 물리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로 돈만 있으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재산의 부유함은 그 사람을 이 세상의 것에 집착하게 만들고, 하느님을 외면해버리는 잘못에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 ‘하느님이 왜 필요한데? 필요한 건, 돈이 다 해결해 주는데……죽는 것이야, 어차피 죽는 것이고, 저승은 어떤 곳인지를 그 어느 누구도 모르는데, 저승에 대해서 두려워 해봐야 뭐 필요해? 이승에서 찌질거리는 것들이나, 저승에서 복락을 누리라고 해!!! 난 이승에서 복락 다 누릴 테니……’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살 수 있다.
셋째, 99억 9천 9백 만원의 돈을 가진 사람이 100만원 가진 사람보다 더 재물에 집착하는 법이다. 100만원만 더 있으면, 100억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더 가지고 싶어하게 되고, 재물의 부유함은 사람을 이기적인 짐승으로 만들 수 있다. 더군다나 한번 돈 맛을 보게 되고, 돈이 가져다 주는 안락과 사치를 몸뚱아리가 알게 되면, 그것들을 잃지 않으려고 두려워하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긴장과 근심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재산은 생활의 평안과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 버리고, 급기야, 손 대어서는 안 되는 돈에도 손을 대고, 남의 돈까지도 뺏으려고 하는 악한 마음에 빠지기가 쉽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가난 자체가 미덕도 아니고, 부유함도 그 자체로는 죄악이 아니다. 그리고 부자가 하늘 나라에 절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내가 벌고 있는 돈들이 아무리 떳떳하고, 당당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돈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문제인 것이다. “내가 벌었으니, 내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네가 뭔데?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 보겠다는 데, 네가 뭔데?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필요한 말은 아마도 이런 말이 될 것이다. 개처럼 벌면, 개처럼 쓰기 마련이라고 말이다. 오늘 복음은 재물에 대해서 나는 어떤 태도와 어떤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지를 반성하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