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8일 연중 제7주간 금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보통 가정 폭력이나 알코올 중독, 도박, 극심한 경제적 곤란이나 혼외자녀 출산 등이 이혼의 원인이 되곤 한다. 한집 혹은 두세 집 걸러 이혼가정이 생겨나는 ‘심각한’ 우리 사회 현실 앞에 ‘죽어도 이혼만큼은 안 된다’는 ‘혼인의 불가해소성’ 교리는 설득력이 없어 보이고, 신자들도 어기는 상황 속에서 구색만 갖춰놓은 교회법처럼 여겨져 씁쓸하다는 느낌마저도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예수께서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얼마나 지혜롭게 대답하셨는지를 생각해 본다. 예수께서는 무엇보다 하느님의 뜻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고 말씀하신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하느님의 본래 계획을 밝히신 것이다. «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 창조의 목적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하나 되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혼인의 진정한 의미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남편이나 아내가 배우자를 버리는 것은 혼인, 나아가 창조의 참된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신다. 

     
어떤 이유로든 혼인에 실패한 사람은 혼인이 어떤 직업처럼 간단히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혼인의 실패는 가정을 파괴하고,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참다운 삶을 파괴한다. 특히 얼마나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 받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혼했다고 가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혼가정 청소년이 다 비행청소년이 되는 것도 아니다. 비록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이혼했지만, 자녀들이 모든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더 훌륭하게 성장할 수도 있다. 언제나 부족한 인간이다 보니 누구나 다 판단착오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루어지지 말았어야 할 잘못된 결혼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한 평생을 살 수 있겠는가? 지옥과도 같은 하루하루인데, 어떻게 한 평생을 참겠는가? 

     
다양한 이혼의 케이스들을 접하면서 원칙을 철두철미하게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각 개별인간들이 겪고 있는 말 못한 사정들, 고통들, 어쩔 수 없는 상황들도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직접 제정하신 ‘혼인의 불가해소성’ 교리, 그리스도 신자된 도리로 목숨을 걸고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미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교회 차원에서의 진지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혼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회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목적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 나는 이혼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모든 가정과 구성원들을 위해 기도하고자 한다.  그들이 주님 안에서 다시금 빨리 추스르고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와 지혜를 주시길 청해 보려 한다.

 
 이 기도에 나와 함께 동참해주시지 않으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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