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우리 함께 together’
김민순 마리안나
문현성당
어릴 적 저는 매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성당에 갔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토요일이 기다려졌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여름 신앙학교, 성탄 예술제, 성월마다 열리는 행사들, 그리고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성당에 가면 지금도 그렇지만 마음이 평온해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들은 그런 기쁨을 덜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교회 밖에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많아지고,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신앙적 환경이 변화하지 못한 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교리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즐거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본당이 지속적으로 신앙 교육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신자 수도 줄고 있고, 우리 어른들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아이가 지구 종강 미사에 다녀온 뒤 너무 즐거워하며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그래도 희망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각 본당이 주일학교 아이들을 다시 맞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출산율 감소 같은 현실적인 문제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모으는 것까지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교구에는 어린이 합창단, 가톨릭 스카우트, 가톨릭학생회 등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126개 본당 중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본당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 이런 활동이 있다는 걸 모르는 신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홍보를 통해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이와 같은 교구 차원의 연합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스카우트 활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톨릭 스카우트는 신앙을 기반으로 학교나 본당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제공합니다. 세계잼버리나 전국 가톨릭 스카우트 교류 등을 통해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단순한 친목 활동이 아니라, 신앙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나’가 아닌 ‘우리’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아이들이 하느님의 집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함께한다면, 우리 아이들도 언젠가 저처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