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59호 2025. 3. 2 
글쓴이 김동환 마티아 신부 

다 배우고 나면 내 눈 안에 들보가 있음을 알게 될까요?

 
김동환 마티아 신부
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 겸 발달장애인 담당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졸업하면 무엇을 배웠을까요? 세월이 너무 오래 되었네요. 성당에서 배운 것도 참 많은데... 글자를 읽을 수 있고, 산수를 하고, 사회와 자연을 알고 음악과 미술, 체육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바른말, 바른생활, 공중도덕과 예절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친구와 어울릴 줄 알게 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과 취미와 오락도 할 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좋은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네요.
 
   나의 어리석음도 발견하게 되고, 부족함과 모자람을 감추고 싶어 하고... 내 실수와 잘못은 잘 기억하지 않으려 하고, 타인의 잘못은 잘 알게 되고, 이런 것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타나게 되지요. 그리고 어떤 사람의 행동, 말이 내 안에서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것들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곤 합니다. (배운 것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도 있는 것을 보게 되지요.) 때로는 내 멋대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내 멋대로 지적하고 싶어 합니다.
 
   즉 오류가 오류를 낳고 그 오류가 또 다른 오류들을 만들어 냅니다. 점점 내 눈이 어두워 지지요. 마치 영적으로 눈먼 사람처럼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와 같은 사람을 동지로 만들어서 내가 영적으로 눈먼 사람이 아님을 내세우게 되지요.(복음에서 바리사이인들이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참이신 예수님을 부정하지요.) 왜냐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내 동료들도 그렇게 생각하니 오류를 오류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게 되지요. 오류들을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거지요. 
 
   왜 다 배우고 나면 오류들을 고치는 것을 머뭇거리는 걸까요? 일론 머스크가 이렇게 말했다죠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은 즉 다 배운 사람들은 새롭게 바뀌기가 어려워서 사회가 발전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는 거죠.” 여러분 혹시 나이 든 사람(다 배운 사람들, 높은 사람들)이 새롭게 바뀌었다는 말 자주 들어보셨나요? 
 
   그래도 성당에서는 자주 듣는다고 말하고 싶어요. 나이 든 사람부터 돌을 내려놓고 떠났다. 베드로 장모가 침대에서 일어나 시중들기 시작했다. 아우구스티노는 늦게서야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시메온과 한나는 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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