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돈만 있으면 괜찮아요. 그런데 저는 남을 웃기는 게 좋으니까 개그맨이 되고 싶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할머니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어요.” 대석(가명, 남, 13세)이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이 말이 철없는 10대 청소년의 말처럼 들리기만 했습니다.
대석이는 할머니(76세)와 살아가는 소년가장입니다. 태어난 지 삼 개월 만에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하였고, 엄마는 집을 나간 후 지금까지 그 어떤 연락도 없습니다. 아빠 역시 집을 나가 일 년에 몇 번씩 집에 들어오다 이제는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미 환갑을 넘긴 할머니는 신경통과 관절염을 앓아 걷기도 힘든 몸이었지만 손주를 굶길 수는 없어 매일 폐지를 모아 겨우겨우 분유 살 돈을 마련하셨습니다. 할머니가 종일 마을을 돌며 폐지를 모아 버는 돈은 겨우 2천원 남짓, 할머니께 지원되는 노령연금을 합해도 20만원이 되지 않는 보조금으로 두 식구는 매 달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지금도 할머니는 미래에 대한 보장 없이 폐지를 모으고 계십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이웃들이 동사무소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로 선정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살고 있는 낡은 집이 할머니의 명의로 되어있고, 행방불명 상태인 아들이 주민등록에 올라 있기에 어쩔 수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실제 생활하는 이는 근로능력이 전혀 없는 할머니와 대석이인데 주민등록상의 아들과 낡은 집 때문에 이들은 지금까지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할머니는 혜택을 받기 위해 집을 팔려고 했으나 살려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비록 소식은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에서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의 말소 신고를 여태 하시지 못합니다.
고생스러운 생활에도 늘 대석이에게 “이 할미가 어떡해서든 고등학교는 보낼 테니까 너는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대석이는 이런 자신을 위해 온갖 고생을 하는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대석이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밝힌 이유가 이것입니다. 또한 할머니께서 오래오래 자신이 성공할 때까지 계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점점 힘들어하시는 할머니를 지켜볼 때마다 불안하기만 합니다. 할머니와 함께 꿈을 이뤄가고 싶은 대석이에게 힘을 더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대석이와 그 할머니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