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5. 2.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대리구미사)

① 사도 7,51―8,1ㄱ        ㉥ 요한 6,30-35.

 

    사랑의 예술(세번째, 마지막 묵상)

 

샬롬!, 성모성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한달을 성모님께 봉헌함으로써 우리가 성모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은총의 달이 되길 빕니다. 또한 오늘은 아타나시오 주교의 축일입니다. 성인은 4세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주교로서 니체아 공의회가 가르친 정통신앙을 지키다가,, 5번이나 교구장직을 박탈당하였으며, 17년간 유배생활을 하셨습니다. 오늘 성인의 전구로 모든 사람에게 신앙의 은총이 내리길 청하기로 합니다.

 

!!, 우리는 주님의 기도의 세 번째 청원기도인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를 묵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사랑의 계명인 형제애로 요약됩니다. 주님께서는 형제를 하느님의 마음과 사랑으로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이때까지 우리가 묵상한 형제애는,, 첫 번째,, 남을 험담하지 말 것,, 두 번째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것. 세 번째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되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구체적으로 사랑할 것(사랑의 순서), 네번째는 형제를 사랑하는 것은 완덕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요 가장 좋은 영신수련임을 묵상하였습니다. 

 

오늘 형제를 사랑하는 다섯 번째 사랑의 예술은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것을 황금률이라고 합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 7,12)

이 황금률은 예수님만이 가르치신 것이 아닙니다. 모든 종교에 나오는 기본적인 가르침입니다. 불교에서도, 회교에서도, 유교나 도교에서도 이와 같은 황금률이 나옵니다. 인자하신 하느님께서는 황금률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셨던지..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이미 모든 종교를 통해 인류에게 황금률을 가르치셨던 것이다(말씀의 씨앗). 이 황금률로 이 세상 사람들이 복음을 알기 전에도, 서로 사랑하고 평화롭게 살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한다면, 이웃의 배고픔이 바로 나의 배고픔이 될 것입니다. 이웃의 고민이 나의 고민이 될 것입니다. 그 이웃이 자기의 고민과 고통을 털어놓을 때,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끝까지 잘 들어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같이 고민을 나누고, 고통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내몸같이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웃을 내몸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자기자신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로마13장은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한다는 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간음하지 마라. 살인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탐내지 마라.』 한 계명이 있고 또 그 밖에도 다른 계명이 많이 있지만 그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율법을 완성하는 일입니다.”(로마 13,9)

 

 

여섯 번째는 형제를 먼저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보통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나에게 호감을 가지는 사람,, 나를 도와주고, 나에게 대해서 좋게 말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말못하는 개나 동물도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먼저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인간에게 사랑을 받기 전에 먼저 사랑하셨습니다. 또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받을 목적으로 사랑하는 분이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다해도, 하느님보다 먼저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느님께로부터 보답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마11장은, 끝없이 먼저 우리에게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을 아름답게 찬미합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따라서 사랑받기 전에 먼저 사랑한다는 것은 초자연적 하느님사랑의 표시. 따라서 먼저 사랑하고 용서하는 사람이 더 큰 사람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상대방이 직위가 높은 사람일 수 있고, 성직자나 수도자일 수 있고, 나이가 자신보다 많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사랑하는 사랑이 하느님을 닮은 사람으로서, 주도적으로, 창조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먼저 사랑하는 모델은 부모님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먼저 사랑합니다. 자녀에게 효도를 받기 전에, 어릴 때부터 자녀를 먼저 사랑하고 먼저 용서랍니다. 이 때문에 자녀는 결코 부모보다 큰 마음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부부사이나, 신자들 사이에서는 먼저 사랑할 수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다음, 먼저 말을 걸고 먼저 화해를 하는 것이 자존심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몹시 힘들겠지만, 주님과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하고, 먼저 화해를 청하면 그 사람이 하느님을 닮은 더 큰 사람입니다. 본당신자 사이에서도 사랑받기 전에,, 먼저 사랑하고, 먼저 봉사하는 사람이 주님을 닮은 더 큰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는 형제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고 사랑해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바라봅니다. 그 사람의 외모와 성격, 그 사람의 학력과 종교, 그 사람의 재력과 직위를 먼저 보고 그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결정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 안에는 예수님이 살아 계십니다. 마태 25장 최후의 심판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주위에 있는 형제들에게 한 것이 곧 당신에게 한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예수님은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자들을 당신과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배우자에게 한 것은 곧 예수님에게 한 것입니다. 본당신자에게 한 것은 곧 예수님께 한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기도해 준 것도 예수님께 한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시고 있는 감실과 같은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초자연적인 눈으로 보야 그 사람 안에 주님을 볼 수 있는데,, 자연적인 인간의 눈으로는 형제안에 계신 주님을 볼 수 없습니다. 형제를 초자연적으로 보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그 사람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게 하고 그 사람 위에 세우신 하느님의 계획을 보게 하십니다.

 

성령의 힘으로 형제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 형제를 초자연적으로 사랑하는 지름길. 형제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고 사랑하게 되면, 우리가 상대방을 사랑하는 동기와 목적이 예수님이 됩니다. 형제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 이해타산없이, 순수한 맘으로,,,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상대방을 사랑하는 은총을 받습니다. 마데 데레사수녀님가 죽어가는 거지를 사랑한 것은 그 사람 안에 계신 예수님을 사랑해 드린 것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고 사랑해 드리면, 아무런 이해타산 없이, 가장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배우자 안에서 예수님을 보기 어렵습니다. 이와 반대로, 내가 미워하는 사람 안에서 예수님을 보고 사랑하기가 힘듭니다.

 

바로 이 때문에 주님께서는 우리맘에 성체로 오셔서, 우리에게 사랑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불어넣어주십니다. 십자가에 죽으신 당신 사랑의 힘으로 우리를 당신과 결합시켜, 형제안에 계신 당신을 알알보고 사랑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 은총과 축복이 우리에게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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