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본다는 것이 보는 것이 아니요. 안다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요. 깨달았다는 것이 깨달은 것이 아니요. 그 어느것도 온전한 것이 없나이다. 오직하나 꼭 알아야 한다면 자신의 무지가 온천하에 가장 으뜸이라는 것 밖에는요. 많은 말을 했습니다. 많은 것을 지나 왔습니다. 많은 것을 적었습니다. 많은 노력들로 스스로 치하를 했나이다. 무념무상의 자리에서 무엇을 더 바라며 무엇을 더 느낄려고 한다면 정말 허무이지요. 지금 이 순간 하늘로 간다한들 여운이 남아 이 지상에 머물고자 한다면 아직도 하지 못한 많은 숙제들 이라고 말하나이다. 남은 나날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지나온 세월의 보속과 과제로 숨돌릴 틈도 없이 걸음을 옮겨야 하지만 같이 가는 도반들이 있어서 기운이 나지요.
상념의 바다에서, 향수의 장미꽃밭에서, 졸졸졸 바람을 타고 실려온 아카시아꽃내에서,그 어느곳에도 멈추지 않고 가는 순례자의 길에서 겸허한 겸손을 보나이다. 매일의 시간속에서 현실의 마음으로 갈길의 속도를 줄이는 멈춤의 닻을 내리지는 말아야 하지요. 지금까지의 모든 만남이 소중하듯이, 오늘의 만남이 지나가는 것 아니고 나를 만드는 반석이니 가시의 아픔도 찔리는 기쁨이 더 강하고 진하기에 모든 부정적 표현보다는 근심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위험한 묘기보다도 유익한 보화가 숨어 있기에 감사를 고백하나이다. 미천하기 짝이없고 아무짝에도 쓰이기에 재능이 없는 깨어진 항아리인데 조각조각을 붙여서 처음보다도 멋진 작품으로 전시하시고 사용하시니 어찌 황송하기 고마울뿐이지요.
걸음을 발걸음을 멈추고 서 있던 마음의 갈래길에서 가볍게 손 내밀어 가신길을 따라오게 훈계하니시 그냥 그렇게 엉뚱한 대답을 던지는 어리석음도 나무라지 않으시며 온유한 웃음으로 모범을 보이시나이다. 막다른 골목안에서 사방이 막혀서 그냥 숨을 멈추고 눈을 감아 버리며 모든 것을 포기 하니 지금까지의 모든 당신의 가르침을 세세하게 선명하게 세포 세포에 새겨주시며 겸손의 옷을 입히시며 길을 안내하시네요. 죄들에 눌리고,실수에 눌리고,알게 모르게 선의 길을 이탈한 것에 놀라 눌리고,오해와 질타에 눌리고,닦아야 하는 것을 닦지 못한 고뇌에 눌리는 이 순간의 발걸음이 돌맹이 박힌 인도의 한폭판에서 넘어져 버릴때 다시금 못박힌 손발의 희망이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케 하심이 놀라움이예요.
지극한 고독속으로, 지극한 빛안으로,지극한 온유와 겸손의 생명길로 부르시는 음성에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오늘도 가는 무향의 비둘기가 구구구 합창하는 오솔길의 악기들의 연주가 오고 가는 이들의 행복에 봉사하는 무한한 기쁨의 군락임을 아나이다. 첫장부터 끝장까지 한 개의 길로 관통하는 진리의 샘이기에 서두르지 않으며,교만하지 않으며,미워하지 않으며,질투하지 않으며,사울처럼 님과 같이 모든 이들의 착함이 더욱더 바른길로 가는데 가벼운 진실의 웃음꽃이 늘 피어나서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가길요.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며 세상의 구성원들을 평화의 물결속으로 흐르게 하시니,강물이 줄기 줄기 모여서 평화의 바다에 하나가 되어 별과 같이 해와 같이 하늘 궁창이 열리고 모든 질곡의 고통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태양의 노래가 울려 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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