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내일 모레면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가 이 세상의 수많은 아픔과 한숨과 눈물을 치유하고, 닦아줄 수 있을까?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이 복음이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고, 이 세상의 아픔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천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2천년전, 예루살렘 옆에 있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다윗 고을, 베틀레헴의 어느 마구간에서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하셨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픔으로 신음소리를 내뱉고, 여전히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아니 계신 곳 없는 무소불위無所不爲,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전지전능全知全能으로 무장한 신, 온 우주를 두려움에 덜덜 떨게 할 만큼의 힘과 능력을 지닌 신, 그래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거짓과 진실 간의 싸움, 불의와 정의 간의 싸움,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소용돌이치는 불안정한 상황 정도는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신을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은 당신 아들이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때에 침묵 속에서 그 고통에 온전히 함께 하신 하느님이요, 나의 힘겨움과 슬픔을 온전히 당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다시 일어서 보자고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시는 분이심을 알려주셨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이틀 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실 것이다. 가장 힘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 오실 것이다. 전지 전능하실 줄 알았는데, 한없이 나약하고, 무력하며, 무능해 보이는 하느님이 우리를 찾아 오실 것이다. 그러나 정녕 크리스마스는 «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치는 »(이사야 9,1) 날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힘있고 돈 있는 사람들의 힘 자랑, 돈 자랑 축제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 나약한 이들, 무력한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축제다. 특히나 이 나라 이 땅 대한민국의 2024년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거짓과 불의는 결코 진실과 정의를 이길 수 없다는 이 진리가 펼쳐지는 대축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나에게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라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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