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2일 대림 제 2주간 목요일 미사 강론
1960년대, 70년대의 선진국의 경제학자들이나 사회학자들은 중산층이 더 많아질수록, 중산층이 더 두터워질수록 종교는 쇠퇴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유독 대한민국에서는 중산층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종교계가 더욱더 번창했다. 초대형 교회나 성당이 지어지고, 절에도 부처님께 금도금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금으로 부처님을 만들었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의 논리는 일반 사회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종교계에도 여전히 통하는 논리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가진 자들이 종교생활을 더 쉽게 영위할 수 있고, 가진 자들이 천당이나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피정이나 성지 순례도 돈이 있고, 시간이 있어야 갈 수 있고, 법회에 나가도 두툼한 봉투나 대웅전 내부에 연등을 걸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이 있어야 소위 열심하다는 소리를 듣는 세상이다. 렙톤 두 닢 밖에 바칠 것이 없었던 과부는 예수의 눈이나, 부처의 눈에만 훌륭할 뿐, 오늘날 대부분의 종교들은 렙톤 두 닢보다는 ‘만’소리 나는 봉투나 억’ 소리 나는 수표나 물건을 더 훌륭한 것으로 여겨 버린다.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은 가진 자들, 힘있는 자들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런 하느님이 별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재력과 권력과 능력을 유지시켜 주거나, 더 불려 주거나, 더 강하게 해주는 하느님이면 충분하다. 가진 자들 주위에는 하느님의 아름다운 창조물들이 그득한 것 같고, 자신의 부와 권력과 명예는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라고 어렵지 않게 신앙을 고백할 수 있다. 다다익선이라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낫다고, 거룩한 생활과 습관을 가지게 해주고, 소위 업그레이드된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하느님이니, 그들에게는 하느님이라는 존재가 그다지 자신들의 실존적 갈증을 해갈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세상의 이런 모습을 예수께서는 이미 짐작하고 계셨던 것일까, 아니면, 무려 2천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흘렀음에도, 2천년 전 예수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겉모양은 바뀌어도 그 내면과 사람들의 삶의 논리는 별로 변한 게 없어서일까, 오늘 복음의 주님의 말씀들 가운데, «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합니다 »라는 말씀은 여전히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용되고 있다.
군대를 이끌고, 무기를 앞세워서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에 군홧발을 디밀게 하고, 선거관리 위원회를 점령하게 하며, 국회에 특전사 헬기를 착륙시키게 하고,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을 저지하고, 해지하지 못하도록,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다 잡아 들이라고 명령하는 것 역시 폭력이다. 내란이다. 사실, 생명을 경시하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그들에게 눈길 하나 주려고 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인권에 무관심하며 살아가는 삶 자체가 사실은 폭력이다. 그러한 폭력은 2천년 전에도 있었고, 지금의 우리 시대에도 그 폭력은 여전히 얼굴만 달리한 채, 존재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은 그러한 폭력에 대항해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부르짖었고, 하늘 나라, 곧 하느님이, 그리고 하느님이 당신 자신과 동일시하신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는 작은 사람들(아나뷤)이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폭력으로 그 나라가 빼앗기고 있음을 광야에서의 처절한 삶으로 보여주었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시기,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다는 사실이 정녕 기쁜 소식으로 다가오는가 ? 지난 해에도 오셨고, 그 지난해에도 오셨으니, 올해도 어김없이 오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저, 스쳐 지나가는 기념일 정도로 여기고 있지는 않는가 ?
우리의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통해 배운다. 이번 성탄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요즈음 아이들이 광장에 모여 신나게 부르는 노래를 들려 드리며 강론을 맺는다 :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이러다가 나라 망한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우리 살길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이러다간 나라 망한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우리 살길 탄핵이 답이다 윤석열 꺼져줘야 (체포해야) 메리크리스마스 김건희 벌받아야 (감옥가야) 메리크리스마스 국짐당 해체해야 메리크리스마스 지금 당장 탄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