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성녀 체칠리아 기념일 미사 강론
예수님의 성전정화사건에 박수를 보내고, 뿌듯해 하고, 그를 자랑스러워한다면, 그는 참 좋은 몫을 택한 신앙인이다. 하느님을 이용해 먹으려는 마음보다는 하느님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곧 참 신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들에게 오늘 복음은 기쁜 소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사람들에게 죄의식을 갖게 하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사람들을 거룩한 성물들 앞에 무릎 꿇게 하고, 소위 거룩하다는 예식을 거행하면서 사람들에게 경외감보다는 공포심을 자극하는 그런 사람들이 득세하는 곳에 오늘 복음은 엄청난 도전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교회는 더 이상 하느님의 집도 아니다. 그런 교회는 사라져야 할 흉물에 불과하다.
성전을 정화하신 후, 예수께서는 당신의 몸을 성전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예수님의 몸을 먹는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이고, 우리 역시 하느님이 머무르시는 성전이 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성 체사리오의 말씀으로 강론을 끝맺겠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우리의 악한 행실로 하느님의 살아있는 우리의 이 성전, 곧 우리의 영혼을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알아들을 수 있게끔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리가 성전에 올 때마다 그 성전이 청결하기를 바라는 바대로 우리 영혼도 그처럼 청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성전의 청결을 보존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영혼을 죄의 오물로 더럽히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이 성전이 광채로 빛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 하느님께서도 여러분 영혼에 암흑이 끼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은 주님의 말씀대로 그 성전 안에 선한 행위의 광채가 빛나고 하늘에 계신 분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이 대성전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영혼에 들어가고 싶어 하십니다. 주 친히 이것을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 거처하고 그들과 함께 걸어가리라!”
오늘 복음은 나로 하여금 주님이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나를 정화시켜 달라고 기도하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