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천주교 신자들은 성모님의 축일이나 기념일마다 성모님을 치장하려고 애를 쓰고, 보다 좀더 우아한 자태를 지니신 분으로 꾸미려 애를 쓴다. 그러나 고상하고 우아하고 까칠한 마리아는 없다.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르고, 생명을 살리려고, 쪼그라든 가슴에, 튼살 한 가득 있는 뱃살을 훈장으로 가지고 계시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바로 성모님의 모습이다.
늘 어머니는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지만, 자기 자신을 자랑의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세상 어디에 자신의 쪼그라든 가슴을 드러내거나, 튼 살 가득한 자신의 배를 드러내며, 내가 자식들 낳고 기르느라고 이렇게 되었다면서 자기 자랑하는 어머니가 있을까? 언제나 어머니는 남편과 자식들, 가족들 뒷전에 계시듯, 성모님은 그렇게 계신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에 우리가 들은 복음은 우리네 어머니들을 축복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말한다. 오늘은 바로 우리 김해성당의 큰 누님들, 작은 누님들, 결혼하고 자식들 기르고, 남편과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기를 쓰고 살아가는 자매님들을 축복하는 날이다. 혹시 어머니들만 축복한다고, 형제분들 중에 입술이 뾰루퉁해지는 분들은 안 계시는가? 그런 분들에게 감히 말씀드린다. 여러분들은 그런 분들을 아내로 맞이한 억세게 운 좋은 분들이다. 오늘밤, 거칠어지고 뭉툭해지고 마디마디 굵어진 아내의 손을, 어머니의 손을, 며느리의 손을 지긋이 잡아주는 따뜻한 밤이 되기를 바라면서 노래 한 곡을 준비했다. 이 노래로 오늘 강론을 끝맺겠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