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용서라는 말만 들으면, 왠지 움츠러들고 자신이 없어지는가? 자신이 위선자같고, 하느님 앞에서 죄송스러움을 느끼는가? 고해성사를 받는 많은 신자들은 이런 생각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는 정말로 용서했는가? 그런데도 왜 내 마음은 여전히 아프고 섭섭한 것일까?’ 이러한 느낌과 생각들이 늘 떠나지 않는다면이는 용서 컴플렉스에 빠져있다는 징조다. 

     
용서와 화해는 한번의 사건으로 끝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한번 화해하고, 한번 용서하고 용서받으면, 그것으로 깨어진 관계가 다시 회복이 되고, 만사가 형통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살이라는 것은 순간과 순간의 연속이다.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실타래처럼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해와 용서는 관계를 깨뜨린 사람들 간의 눈물 나는 꾸준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며,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려면 상호간의 미움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분통과 억울함, 괴로움이라는 상처들이 아물기 위한 시간이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들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는 « 용서 »다. 그런데, 그 구절을 자세히 읽어보면, 용서에는 조건이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 여러분의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시오. 그가 여러분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합니다 ». 용서가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은 남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죄를 짓고 돌아와서 진정 어린 회개를 할 때에만 용서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용서라는 단어도 중요하지만, 용서라는 단어 앞에 있는 « 돌아와 », 그리고 « 회개합니다 »라는 두 단어도 중요한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화해와 용서는 결코 쉽지 않다. 그 어려움을 제자들도 알았기에, 제자들은 그런 용서를 청하거나, 용서를 해줄 수 있는 은총을 하느님께 구해야 함을 깨닫고, 주님께 « 믿음을 더해 달라 »고 청했다. 

     
화해와 용서에는 진정성이 가장 큰 문젯거리가 된다. 화해를 청하고, 용서를 청할 때에나, 화해를 받아 들이고, 용서를 베풀 때에나 진정성이 가장 큰 문젯거리가 된다. 이 진정성이 드러나지 않을 때, 분노가 일게 되는 것이고, 그 때의 분노는 의로운 분노, 곧 의노(義怒)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노는 하느님이 내리시는 정의의 심판을 불러 온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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