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1) 강론 – 예수님과 함께
주임신부 2025. 1. 1, 덕계성당
오늘 우리는 2025년 새해 첫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여러분 각자와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넘치는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드립니다. 우리 교구는 올 한 해를 ‘배움과 체험의 해’로 정했기에, 우리가 올 한 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체험하는 시간들로 꾸며지길 바랍니다.
우리가 저장해 놓지도 않았고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이 귀한 한 해가 주어졌습니다. 이 시간은 원래 하느님의 것으로서 우리가 거저 받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올 한 해를 소중한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쉽게 잊어버리고, 마치 모든 시간과 날들이 자신의 것인 양 생각하며 살아가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께로 향한 우리의 거룩한 삶, 구도자적 삶을 잃어버리게 되고 세상 속에서만 머물려 함으로써, 하늘이 아닌 땅에서, 천상적 삶이 아닌 지상적 삶만을 살아가곤 합니다.
오늘 새해를 맞으며, ‘주님께서 주신 이 한 해라는 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거룩한 삶은 어떤 삶일까?’, ‘천상적 삶은 무엇일까?’ 등을 우리가 다시금 생각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그 해답을, 즉 삶의 자세와 그 모범을, 오늘 성모님의 대축일을 맞아, 성모님으로부터 찾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성모님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아들 예수님과 함께하셨습니다. 아들 예수님을 잉태하실 때도, 나자렛 가정생활을 하실 때도, 예수님을 키워서 그 아들을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실 때도, 그리고 당신 아드님의 십자가의 길을 비롯해 그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때와 아들의 주검을 껴안으셨던 때도,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위해 인간적으로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지만, 그분 삶 전체의 모습은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하셨다는 점, 그것이 바로 대단한 삶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렇게, 성모님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이었기에 ‘천주의 성모님’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아감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것’임을 묵상하는 오늘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올 한 해를 시작하며, 이 한 해 동안 주어지게 되는 귀한 시간들이, 성모님처럼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되길 기원합니다. 어쩌면, 당연해 보이는 이 말씀이, 사실은 ‘나의 것, 나의 삶에 녹아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 우리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리라 여기기에, 협조자이신 성령께서 우리 모두에게 그 은혜를 내려 주시기를 또한 청해 봅니다.
새해를 맞고 계신 교형자매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시고, ‘예수님과 함께’ 이 한 해를 잘 꾸려나가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