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7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이웃은 거리나 지리상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사랑을 베풀면 그 사람이 바로 이웃이 된다. 그래서 이 지구 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의 이웃이 될 수 있다. 오늘 복음에 따르면, 어려움을 당한 사람 앞에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세 부류로 나뉘어 볼 수 있다. 사제나 레위인과 같은 이들이 첫째 부류다. 강도를 당한 이는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 가는 길이었다. 그 길은 예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는 길이도 했다. 사제나 레위인은 강도를 당한 이를 도울 줄 몰라서 돕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성전에 봉사하는 이들이었고, 성전에 봉사하려면, 손에 피를 묻혀서는 안된다는 율법 조항 때문에, 강도 당한 이를 도울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면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대표적인 본보기다. 돕고는 싶은데, 이러저러한 조건들 때문에 돕기가 힘들다고 하는 이들, 도우면, 구설수에 휘말릴 수도 있고, 어쩌면, 나도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고, 손 내밀기를 주저하는 이들이다. 

둘째 부류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아예 쌩 까는 사람들이다. 그런 일은 지자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보건 복지부가 알아서 할 일이지, 나와는 상관없다고 여기는 이들이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힘들다. 이래 저래 힘들고, 아픈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때로는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그 인지상정의 한가운데에 마귀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인지상정이라고 치부해버리고 ‘나 몰라라’ 눈길을 돌려 버리는 바로 그 자리에 마귀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마귀에게 홀려 있는 이들이 바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쌩 까는 사람들이다. 

셋째 부류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우선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다.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 사람과도 같은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이 세 부류의 사람들 가운데, 나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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