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일 화요일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10월의 첫날이다. 10월 한달 내내 은총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인 한 분이 나에게 글을 보내 주셨다. 이런 내용이었다. 

이제 10월의 달력으로 바뀌었습니다!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습니다. 9월 마지막 날 별고 없이 잘 지내셨는지요?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신지요? 계절이 변함에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껴 봅니다. 세상에 내 삶을 염려하며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안부를 물어 보고픈 사람들이 또한 많이 있다는 것, 얼마나 다행스럽고 큰 힘이 되는지요.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람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행복의 안부를 전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모두 잘 되시길 바라며, 가을의 길목에서 안부를 띄워 봅니다. 10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시월()의 첫날, 교회는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축일을 지낸다. 흔히 소화, 작은 꽃으로 불리는 분이다. 소화 데레사는 「포교(선교)사업의 수호자」이시다. 데레사 성녀는 겨우 24년의 삶을 사셨다. 그것도 마지막 9년은 프랑스 리지유(Lisieux)의 가르멜 수녀원에서 살다 가셨다. 외적으로 볼 때「위대한 것」이라고 말할 만한 것을 남겨놓으신 것도 없으시다. 그럼에도 가톨릭 교회는 (1927년에 비오11세 교황 때) 「포교(선교) 사업의 수호자」로 선포했다. 데레사 성녀는 「사랑」이야말로 모든 선교활동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고 사셨다. 「위대한 사랑」의 삶을 사셨지만, 외적으로는「작고 조용한」삶을 사셨다. 비록 좁은 공간 속에 사셨지만그 어떠한 일들이건 최선을 다하여「사랑」의 삶을 살며,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신 성녀의「사랑」 때문에「포교사업의 수호자」로 선포되셨다. 

           시월 첫날 빙긋이 미소짓게 하는 이메일도 받고, 임시 공휴일에다 소화 데레사 축일이라 충분히 기쁘게 지낼만한 조건들이 갖춰지긴 했지만, 오늘 우리가 듣는 복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사마리아는 갈릴래아와 예루살렘 중간에 위치한 지역이었다. 갈릴래아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가려면, 반드시 사마리아를 거쳐 가야 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예수에게 사마리아는 아주 호감이 가는 지역이었고, 그분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다른 지역의 사람들보다 더 좋아하셨다. 10명의 나병환자들이 치유를 받게 되었을 때, 예수께로 다시 찾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도 사마리아 사람이었고, 광야에서 강도를 만나 초죽음에 처해진 나그네를 돌봐 주고, 그에게 이웃이 되어 준 사람도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갈릴래아 지역에서 활동하시던 예수에 대한 소식들을 간간이 들었던 사마리아 사람들도 예수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과 함께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간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사마리아인들은 예수에 대한 마음을 접기 시작한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려는 이유는 당신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여, 사랑만이 오직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 사랑만이 오직 구원에로 이르는 길임을 알리기 위해서였지만, 사마리아인들 눈에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의 예루살렘여행이 그저 출세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시골 촌놈들의 상경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 일행이 사마리아 지역으로 들어갈 때, 사마리아인들은 예수일행을 맞아 들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마음 단단히 먹고, 그에게 다가갔는데, 거절당해 본 적은 없는가 ? 누군가에게 봉사하려고 그에게 다가갔는데, 돌아오는 것은 문전박대밖에 없었던 적은 없는가 ? 마음과 마음이 통하지 않는 상황, 불통참으로 안타까운 상황들이다. 이 안타까운 상황들은 예수님만 겪었던 것이 아니다. 지금도 이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가난해지려고, 소외 당해지려고, 버림받으려고 작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욕하거나 손가락질하거나 조롱하는 따위의 일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소화 데레사 성녀 역시 당신의 삶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을 살아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랑에 대한 거부도 분명 겪으셨다. 그럼에도 또다시 사랑하자고 늘 다짐했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안타까움으로 다가오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두 주먹 불끈 쥐고, 어금니 꽉 깨물며 또다시 사랑해보자고 다짐해 보라고, 너무 절망하지 말라고 나를 타이른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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