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30일 월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작은 사람, 큰 사람, 키로만 따지면, 몇 cm이상이면 큰 사람이고, 몇 cm이하면 작은 사람일까 ? 나라마다 다를 것이고, 인종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키로 재지 않고, 가진 것, 누리는 것으로 재면, 큰 사람이란 늘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 혹은 그렇게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대개 교만하다. 자기가 가장 높고, 많은 것을 알고, 높은 자리에 있고, 비싼 옷, 비싼 차, 비싼 집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또,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섬겨야 한다. 때로는 자기가 하느님인 경우도 있는데, 그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섬겨야 한다. 그런 사람은 자기를 높여 주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기가 하느님인 사람에게 어린이와 같은 하찮은 가장 작은 존재를 받아 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모욕적인 일, 창피한 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 그래서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에게 큰 사람은 예의 바르고, 타인을 정성스레 대하고, 타인에게 너그럽고, 인품이 넓으며, 자기 것을 지키려 하기보다는 내어주려 하고, 그 내어줌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예수님에게 큰 사람은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시대 어린 아이들, 특히 TV,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세대의 아이들은 웬만한 어른들 뺨칠 만큼 똑똑하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 넘어 영악하다. 말도 안 듣고, 예전의 아이들에 비해 거짓말도 참 잘하고, 때로는 자기를 꾸짖거나 나무라는 사람을 무시하기도 하며, 자존심 상했다고 분해하고, 고래 심줄 저리 가라는 아이들은 복수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하고, 영악해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무언가 일을 저질렀을 때, 자기가 저지른 일에 책임도 제대로 지지 못한다. 홀로 서기가 아직은 멀었다. 늘 누군가에게 기대어야 하고, 늘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엄마, 아빠부터 찾는다. 아무리 미워도, 자기에게 제일 든든한 존재라고 믿고 있고, 또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은 늘 하느님께 기대고, 늘 하느님의 보살핌을 청하며, 늘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나와 함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의 현존을 믿으며, 늘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이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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