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5일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는 호숫가에서 고기를 낚던 어부들, 세금 징수원, 민족의 독립을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레지스탕스, 셈 밝히는 데에 아주 뛰어난 사람도 있었다. 그분 주위에는 여성들도 많았다. 벼라별 사람들이 그분 주위로 모여 들었다. 한 때는 장정만도 5천이 넘는 때도 있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하느님을 체험했다. 그 분과 함께 하는 삶의 풍요로움, 당당함, 행복, 자유, 평등을 체험했다.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에게 예수께서는 그 하느님을 전하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하느님을 알릴 때에 주의 사항 혹은 선교 강령이 바로 오늘 복음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우리 나라의 선교 역사를 고려해 볼 때, 오늘 복음의 선교 행동 강령은 선교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시사해준다. 1950년대, 우리 나라는 625 전쟁의 피해로 경제 사정이 매우 힘들었다. 그 때 당시 못사는 우리 나라를 위해서 유엔과 미국을 위시한 서방에서는 우리 나라에 많은 구호물자들을 보내주었다. 우리 나라로 보내준 구호물자들은 대부분 교회나 성당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당이나 교회를 찾아가서 구호물품들을 받았다. 그 때 나온 말이 ‘밀가루 신자’라는 말이었다. 먹고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은 천주교 신자, 개신교 신자가 되었다.

자유로이 신앙의 삶을 택한 것이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서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과는 전혀 상관없이 정말로 어쩔 수 없이 신자가 되었던 많은 사람들은 이제 먹고 사는데 한시름 놓을 만큼의 생활이 되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처럼, 교회를 떠났다. 물론, 그때 당시에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서 신자가 되었지만, 신자로서의 삶이 정말로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훌륭한 사람들도 있다. 

1950년대 당시 사람들에게 복음은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이 진리의 말씀보다는 ‘구호물품 받아가라’는 소리였다. 교회는 구호물품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그저 그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기만 했다. 물론 예수께서도 배고파 죽겠다고 소리치는 5000명에게 배가 부르도록 실컷 먹여 주었다. 그러나 예수는 그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그들을 구원에로 초대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 주셨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예수께서 알리고자 한 하느님은 깊은 명상을 통해서, 혹은 면벽 수양을 통해서 만나는 하느님이 아니다. 사람들과의 친교와 나눔, 정의와 평화와 공동선을 위한 연대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하느님이다. 

선교라는 것이 천주교 신자 숫자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아니다. 외짝 교우 집안에서 성당 다니지 않는 배우자에게 세례 받으라고 잔소리하고, 은근히 협박해서 신자로 만드는 것이 성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선교에 우선하는 것은 믿는 이들이 먼저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이다. 사실 선교의 일차 대상은 바로 믿는 이들이다. 믿음의 공동체 자체가 선교의 일차 대상인 것이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부터 하느님을 믿는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면, 복음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다면, 결코 제대로 선교할 수 없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지상에서 하느님나라를 맛보지 못하면, 절대로 순교할 수 없다는, 지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맛보지 못하면, 제대로 선교할 수 없다는 진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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