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나왔던 참 행복 선언에 이어서 나오는 대목이다. 참 행복을 누리기 위해 실천해야 할 일들, 곧 사랑의 실천에 대한 말씀들이다. 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글자 그대로 실천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주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고,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어주라고 하셨지만, 실제로 주님께서 대사제 안나스 앞에서 심문을 받고 있을 때, 경비병이 그의 뺨을 때렸을 때에는 왼뺨을 내어주는 대신, « 왜 때리느냐? »고 말씀하셨다. 이 대목이 나오는 요한복음 1819절에서 23절을 그대로 인용한다.

       
 대사제는 예수께 그분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은밀히 이야기한 것은 하나도 없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곁에 서 있던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의 뺨을 치며,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당의명제와 그 명제에 합당하지 못한 나의 현실에서의 삶 사이에 놓여 있는 텅 빈 공간이 너무나도 광활하게 느껴진다. 오늘 복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머리 속으로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원수에게까지 사랑을 실천하고, 목숨까지도 내어 놓는 사랑 다 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사랑을 실천하다 보면, 모자라는 부분들은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니까, 신앙인은 주님의 명령에 충실하려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목숨 걸기까지 사랑한다는 것, 참으로 두렵다. 사랑해야지 하면서도, 정작 사랑하지 못하는 이런 나의 모습이 마치 스승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와 참으로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사랑하며 살고 싶기나 한가?라는 실존적인 물음을 던지며 성큼성큼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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