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위와 글쓰기

가톨릭부산 2017.05.02 16:49 조회 수 : 49

호수 2433호 2017.05.07 
글쓴이 박주영 첼레스티노 

성삼위와 글쓰기

 

박주영 첼레스티노 / 조선일보 부산취재본부장 park21@chosun.com

 

  어쩌면 직업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런 일, 저런 모습을 보면‘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때론 성경을 읽을 때, 때론 기도문을 외울 때도 그 표현 방식의 측면에서 보곤 합니다. 어느 날‘중3’인 딸이“아빠, 글쓰기는 어떻게 해?”라고 물었습니다. 매일 하는 일이 기사를 쓰거나 고치는 일이라 쉽게 대답할 수 있으려니 했는데 막상 닥치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느끼는 대로 네 생각대로 쓰면 돼”“서론, 본론, 결론으로 조리있게 하면 돼”라고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 뒤 애한테‘뭐라고 설명하면 쉽게 이해될까?’라고 고민해 봤습니다. 이리저리 궁리를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평소 접하는 기도문을 갖고 설명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음, 그래. 서론, 본론, 결론이 가장 기본적 골격이니… 성호경부터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성부’께서 서론,‘성자’께서는 본론,‘성령’께서는 결론인 셈이지요.
  성부께서는 우주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시고 성자께서는 저희 인간을 위하여, 저희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이 되셨습니다. 또 그 분께서는 십자가에서 수난하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시어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그로부터 성령을 보내시어 저희를 돌보시게 하셨습니다.‘하느님의 구원사업’은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서론은 주제의 시작을 알리며 관심을 끌게 합니다. 본론은 전체의 핵심이자 중심입니다. 결론은 글을 마무리하며 읽는 이를 끌어들여 일체가 되게 합니다. 서론과 본론, 결론은 서로 따로 놀아서는 안 됩니다. 하나의 주제로 긴밀하게 연결돼 하나를 이뤄야 좋은 글이 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한 몸이시죠.‘삼위일체’입니다.
  우리 본당에서는 미사 시간에 따라 사도신경을‘콘스탄티노플 신경’으로 바칩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겉으로 말은 못해도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성부, 성자, 성령의‘서론, 본론, 결론’으로 골격을 짜고 외웠더니 됐습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저는 믿나이다…또한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 하느님의 외아들 /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을 믿나이다…또한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이다…”
  그런데“이건 지식인데…”라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래서‘여기에 묵상을 더하고, 고요히 머무름을 버무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3호 2025. 12. 21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윤석인 로사 
2902호 2025. 12. 14  ‘자선’, 우리에게 오실 예수님의 가르침 원성현 스테파노 
2901호 2025. 12. 7  “이주사목에 대한 교회적 관심을 새롭게” 차광준 신부 
2899호 2025. 11. 23  임마누엘, 나와 함께 하시는 이예은 그라시아 
2897호 2025. 11. 9  2025년 부산교구 평신도의 날 행사에 초대합니다. 추승학 베드로 
2896호 2025. 11. 2  나를 돌아보게 한 눈빛 김경란 안나 
2895호 2025. 10. 26  삶의 전환점에서 소중한 만남 김지수 프리실라 
2893호 2025. 10. 12  우리는 선교사입니다. 정성호 신부 
2892호 2025. 10. 6  생손앓이 박선정 헬레나 
2891호 2025. 10. 5  시련의 터널에서 희망으로! 차재연 마리아 
2890호 2025. 9. 28  사랑은 거저 주는 것입니다. 김동섭 바오로 
2889호 2025. 9. 21  착한 이의 불행, 신앙의 대답 손숙경 프란치스카 로마나 
2888호 2025. 9. 14  순교자의 십자가 우세민 윤일요한 
2887호 2025. 9. 7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2886호 2025. 8. 31  희년과 축성 생활의 해 김길자 베네딕다 수녀 
2885호 2025. 8. 24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탁은수 베드로 
2884호 2025. 8. 17  ‘옛날 옛적에’ 박신자 여호수아 수녀 
2883호 2025. 8. 15  허리띠로 전하는 사랑의 증표 박시현 가브리엘라 
2882호 2025. 8. 10  넘어진 자리에서 시작된 기도 조규옥 데레사 
2881호 2025. 8. 3  십자가 조정현 글리체리아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