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44호 2024. 12. 8 
글쓴이 강헌철 신부 

하느님을 향한 삶의 방향 전환

 
강헌철 신부
복산성당 주임

 
   대림 시기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희망과 기다림의 시간 안에서 오늘 복음은 구세주 오심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루카 복음은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 유다 총독 본시오 빌라도, 헤로데를 비롯한 3명의 영주, 그리고  대사제 한나스와 가야파의 이름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구세주 예수님 탄생의 역사적 신빙성을 강조합니다. 구세주의 오심은 꾸며낸 이야기, 단순한 신화(神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확인되는 분명한 사실임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세례자 요한은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면서 하느님 구원의 약속이 구약을 넘어 예수님을 통해 성취되고 있음을 증언합니다. 이는 곧 구세주 오심을 준비하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와 연결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라는 말씀을 시작으로 “그분의 길을 곧게 내고, 골짜기가 메워지고, 산과 언덕이 낮아지며,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라는 말씀은 지금까지의 삶과는 구분되는 하느님을 향한 삶의 방향 전환, 곧 ‘회개의 요청’입니다. 
 
   ‘회개’는 단순히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뉘우치는 것만이 아닙니다. 참된 회개는 죄를 돌아보고 뉘우치는 것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 죄를 돌아보고 뉘우치는 것은 새 출발을 위한 것입니다. 다시 시작하고자 죄에 대해 뉘우치고 아파하는 것이지, 후회하고 절망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뉘우침만을 붙들고 온통 그쪽에만 신경 쓰는 것은 올바른 회개가 아닙니다. 진정한 회개는 새 출발을 위한 ‘성찰’이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반성’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회개는 죄를 뉘우치고 끊어버림으로써 모든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향하는 새로운 출발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회개는 마음과 정신, 행동의 실천적 변화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았다면 기도하고,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했다면 용서하고, 더 많이 참고 배려하고 나누는 실천적인 삶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참된 회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맡기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근본적 결단이요 엄숙한 선택 행위입니다. 회개의 길을 걷는 당신의 자녀들을 하느님께서는 자비와 의로움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며(1독서), 우리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는 확신으로(2독서) 구세주의 오심, 성탄을 준비하는 매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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