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39호 2024. 11. 3 
글쓴이 진효주 로즈마리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진효주 로즈마리
민락성당 · 부산가톨릭고등학생연합회 제62대 부회장


 
   모두들 따뜻하게 꽁꽁 싸매고 다니길 바라는 요즘입니다. 온몸을 내리쬐던 여름 기운은 꿈이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쌀쌀한 바람만이 남은 걸 보니 딱 감기 걸리기 좋을 것 같거든요. 2024라는 숫자가 어색했는지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는지 유독 올해는 날짜를 표기할 때 정말 실수를 많이 했는데, 벌써 2025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온몸으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하다 보면 머리에 제대로 박힌 것처럼 떠오르는 기억이 한 해에 하나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작년을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에 올라온 후 처음 받은 성적표가 가장 충격적인 기억인 것 같은데요. 올해는 과연 무엇이 떠오르려나 하니, 역시 부산가톨릭고등학생연합회 친구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처음 유니트를 하게 되었을 때는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맞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믿음보다는 의무감으로 성당을 다녔던 것 같아요. 하지만 2024년 겨울 LT(Leadership Training)가 저에게 신앙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해주었습니다. 나와 같은 나이대의 친구들이 모여서 하느님을 찾는 모습, 또 하느님에 대한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모습을 보며 내가 결국 이 자리까지 온 것도 다 하느님의 뜻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겨울 LT를 끝내고 난 후, 내가 여기서 느꼈던 감정들과 깨달았던 것들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운씰 회장단 선거에 나갔고, 부회장을 맡아 지금의 62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62대와 함께 하는 활동들은 모두 저로 하여금 겨울에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봉사자로서 참가자들에게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준다는 것이 큰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함은 다음 활동을 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추진력이 되었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그들과 함께 한 모든 것들은 아직 함께 할 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치 있고 빛나 보이며 벌써부터 불특정한 한 시점을 추억하도록 만듭니다. 저에게 이런 소중한 기억을 남겨준 22명의 친구들과 부산가톨릭고등학생연합회의 모든 학생들이 서로와 함께 한 시간들을 예쁘게 추억하고, 더 예쁜 시간들을 만들어 나가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다시없을 값진 경험들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53호 2025. 1. 26  우리가 사랑할 때 윤경일 아오스딩 
2852호 2025. 1. 19  2027 세계청년대회 WYD가 시작되었습니다! file 한미현 에스텔 
2851호 2025. 1. 12  우리와 같으신 그분 강은희 헬레나 
2850호 2025. 1. 5  새 마음, 새 각오 원성현 스테파노 
2848호 2024. 12. 29  우리 가정에 예수님 모시기 이준혁 사무엘 & 강선희 루치아 
2846호 2024. 12. 22  들음의 성모님을 만나다 오지영 젬마 
2845호 2024. 12. 15  나의 신앙 일지 서현우 요셉 
2844호 2024. 12. 8  “그 누구도 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영훈 신부 
2842호 2024. 11. 24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박선정 헬레나 
2841호 2024. 11. 17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박옥위 데레사 
2840호 2024. 11. 10  평신도 아카데미에 대하여... 추승학 베드로 
2839호 2024. 11. 3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진효주 로즈마리 
2838호 2024. 10. 27  확증편향 우세민 윤일요한 
2837호 2024. 10. 20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98차 전교 주일 담화(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2836호 2024. 10. 13  爲羊獻身 司祭本分(위양헌신 사제본분) 전재경 신부 
2835호 2024. 10. 6  하느님을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 정시후 율리오 
2834호 2024. 9. 29  더욱더 넓은 ‘우리’를 향하여 트란쿡퐁 신부 
2833호 2024. 9. 22  우리는 바오밥나무처럼 강하다 윤경일 아오스딩 
2832호 2024. 9. 17  어떤 기적 임재학 하상바오로 
2830호 2024. 9. 8  믿음의 상태 탁은수 베드로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