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제98차 전교 주일 담화 (요약)
‘가서 모든 사람을 잔치에 초대하여라’(마태 22,9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가 올해 전교 주일을 위하여 선택한 주제는 혼인 잔치의 비유(마태 22,1-14 참조)에 관한 복음 말씀입니다. 이 비유의 주인공인 임금은 자신의 초대를 손님들이 거절하자 종들에게 이렇게 이릅니다.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마태 22,9) 우리는 이 핵심 구절을 성찰하면서 복음화의 여러 중요한 측면들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1. ‘가서 초대하여라!’ 주님의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러 끈기 있게 나아가는 선교 사명
임금이 종들에게 내린 명령에서, 우리는 선교 사명의 핵심을 표현하는 두 단어를 발견합니다. 임금은 종들에게 ‘가라’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초대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종들이 임금의 초대를 시급하게 그러나 또한 깊은 존중과 큰 친절을 담아 전했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반드시, 선포되시는 그분의 ‘방식’을 그대로 본받아야만 합니다. 압박이나 강요나 개종의 방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친밀감과 연민과 온유로 그리고 이로써 하느님의 고유한 존재 방식과 행동 방식을 반영하면서 해야 합니다.
2. ‘혼인 잔치에’ -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명이 지니는 종말론적 차원과 성찬의 차원
임금은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에 초대한다는 소식을 전하라고 종들에게 일렀습니다. 이 잔치는 종말론적 잔치를 반영합니다. 종말론적 잔치로의 초대는, 주님께서 당신 말씀과 성체 성혈을 양식으로 주시어 우리를 살찌우시는 성찬 식탁으로의 초대와 본질적으로 연결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삶을 향하여,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든 자녀를 위하여 마련하신 그 혼인 잔치를 향하여 걸어가는 희망의 순례자이자 선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3. ‘모든 사람을’ - 시노드 정신을 온전히 살아가며 선교하는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지닌 보편 사명
세 번째 성찰은 임금의 초대를 받는 이들, 곧 ‘모든 사람’에 관한 것입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사람’, 이것이 선교의 핵심입니다. 모든 이를 위한 선교 사명은 모든 이의 헌신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복음에 봉사하는 가운데 시노드 정신을 온전히 살아가며 선교하는 교회를 향한 여정을 계속 걸어 나가야 합니다.
끝으로, 눈을 들어 성모 마리아를 바라봅시다.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 제자들의 복음화 사명을 위하여 성모 마리아께 어머니의 전구를 청합시다. 그리고 가서 전합시다. 우리 어머니의 기쁨과 애정 어린 염려로 그리고 온유와 사랑에서 비롯된 힘으로(「복음의 기쁨」, 288항 참조) 모든 이에게 가서 우리 구세주 임금님의 초대를 전합시다. 복음화의 별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