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35호 2024. 10. 6 
글쓴이 김강정 신부 

성모님 사랑의 고백, 로사리오

김강정 시몬 신부 / 남천성당 성사담당
 
   로사리오 성월에 성모님께 드릴 선물을 생각합니다. 성모님이 우리에게 받고 싶어 하시는 선물도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성모님은 발현하실 때마다 묵주 기도를 강조하셨습니다. 늘 “묵주 기도를 바쳐다오.”라는 말씀을 반복하셨습니다. 파티마에서는 여섯 번을 발현하실 적마다 묵주 기도를 바쳐달라는 메시지를 한 차례도 빠트린 적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현하신 10월 13일에는 당신 스스로 “묵주 기도의 모후”라 칭하셨습니다. 도대체 묵주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기도라면, 성모님께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실 때마다 묵주 기도를 바쳐달라고 하시는지 잘 묵상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다들 성모님을 사랑하고 공경하기를 열망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잘 모릅니다. 가장 확실하게 성모님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방법은 매일 묵주 기도를 드리는 겁니다. 내가 지금 성모님을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를 알려면, 묵주 기도를 바치는지 안 바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묵주 기도는 누구나 바칠 수 있는 기도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바칠 수 있는 기도도 아닙니다. 성모님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결코 바칠 수 없는 기도가 묵주 기도입니다.
 
   묵주를 손에 잡는 것은 엄마의 손을 잡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이는 서로 손을 잡습니다. 애인을 사랑하면 애인의 손을 잡고, 친구를 사랑하면 친구의 손을 잡습니다. 엄마를 사랑하면 엄마의 손을 잡습니다. 따라서 묵주를 손에 쥐는 자체가 훌륭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묵주를 잡는 순간 엄마의 현존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순간 묵주는 우리를 성모님의 손길에 묶어두는 황금사슬이 되어 성모님의 가장 강력한 개입과 현존을 불러옵니다.
 
   성모송은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이 아름다운 성모송을 가장 많이 바칠 수 있는 기도가 묵주 기도입니다. 교우들이 어떻게 하면 묵주 기도를 잘 바칠 수 있냐고 묻곤 하는데, 저의 대답은 늘 한결같습니다. 묵주 기도는 많이 바칠수록 잘 바치게 되고, 잘 바칠수록 많이 바치게 된다고. 그러나 많은 이들이 묵주 기도의 아름다움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단조롭고 지루한 기도로만 여깁니다. 반복이 주는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묵주 기도는 재미없는 기도일 뿐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고백은 한 가지 표현으로도 충분합니다. 사랑하는 사이가 사랑의 고백을 한 가지 언어로 반복한다고 해서 지루함을 느낀다면 그건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끊임없이 되뇌는 사랑의 언어. 그것이 바로 묵주 기도입니다. 묵주 기도가 지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로사리오 성월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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