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께서는 안식일날 회당에 가셔서 이사야 예언서 두루마리를 펴 읽으신 후, 이 모든 일들이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졌다고 선포하신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예수님의 선포와는 달리 별로 바뀐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메시아를 갈망하고 있고, 여전히 가난한 이들은 우리들 안에, 혹은 우리들 주변에 산재해 있다. 잡혀간 이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눈먼 이들(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나)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억압받는 이들도 경상도 사투리도 천지빼까리다. 교회는 곧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해 왔지만, 적어도 이 나라 이 땅에서의 경제, 문화, 정치, 외교상황은 신앙인들에게 은혜로운 해인지 아닌지도 헷갈리게 만들어 왔다.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피식 웃는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아느냐고,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뀔 줄 아느냐고 말은 하지 않지만, 얼굴에는 그런 생각들이 한가득이라는 게 드러나 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 너나 잘 하세요 » 혹은 «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데, 지금 뭐 딱히 돈이 있어야지, 돈이 »라고 대놓고 말은 하지 않더라도, 냉랭한 표정을 감추려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표정 짓는 것에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월요일 아침부터 김빠지는 소리, 맥없는 소리하는 내 스스로가 참 못나 보인다. 이런 나를 하느님의 말씀의 보물창고인 성경은 꾸짖는다. « 예끼 이놈아! 네가 신부냐? 네가 예수 믿는 사람 맞냐? »하면서 말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혹시라도 나와 같은 마음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어금니 꽉 깨물면서 한주간을 힘차게 시작했으면 한다. 신약성경의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의 한 대목을 여러분들에게 읽어 드리면서 강론을 끝맺겠다 : « 여러분은 죄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피를 흘리며 죽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시면서 내리시는 권고를 잊어버렸습니다. « 내 아들아, 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라.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 »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 ? 모든 자녀가 다 받는 훈육을 받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사생아지 자녀가 아닙니다......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 줍니다.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 »(히브 12,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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