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30호 2024.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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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에서
“사제의 영”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전례위원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는 전례 중에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기억하며 주례사제와 회중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전례개혁 직후에 융만(J.A. Jungmann), 두프러(G. Duffrer) 등의 전례학자들은, ‘사제의 영’이 사제의 영혼을 의미한다고 이해하였고, 성경에서 ‘영혼’은 개인의 차원에서 한 인간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사제의 영’은 한 사람의 인간인 ‘사제’를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Et cum spiritu tuo.)를 “또한 사제와 함께.”로 의역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오랜 전통을 알려주는 여러 교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제의 영”이라는 표현은 ‘사제의 영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제서품예식 때 사제에게 부어진 ‘성령과 그 은사’를 의미합니다.(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로마서 주석,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로의 바오로 서간 주석 참조)
 

   전례를 거행하면서 주례사제가 부활하신 주님께서 교우들 안에 현존하심을 알릴 때(“+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교우들은 한 인간을 사제로 만드신 성령께서 그 사제 안에 현존하심과 그 성령이 바로 부활하신 주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는 것(“◎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입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이 2001년에 발표한 훈령 「진정한 전례」(Liturgiam authenticam) 56항은 교회의 오랜 전통 안에서 이어온 고유한 표현들은 다소 어색하더라도 되도록 직역하여 그 안에 담겨진 유산을 온전히 보존하여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래서 2017년 8월 15일에 반포한 우리말 『로마 미사 경본』에는, 이전에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의역했던 것을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로 온전하게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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