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27호 2024. 8. 18 
글쓴이 이강수 신부 

참된 양식으로 살아가는 참된 삶이란?

 
이강수 미카엘 신부
가르멜수녀회 상주
 
 
   마더 데레사께서 “많은 활동에 피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아침 미사 때에 영한 성체의 힘으로 살아요. 내가 내 힘을 빼고 주님의 힘으로 사는데 내가 힘들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하셨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흔히 살아갈 힘을 ‘무엇’ 혹은 ‘어디로부터’ 얻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돈이나 쾌락에서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도 있고, 성공을 향한 집념이 그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고상하고 가치있는 것은 바로 ‘사랑에서 힘을 얻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내가 너 때문에 산다.’라는 표현이 말해 주듯, 사랑은 그 어떤 고난과 역경과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는 가장 큰 힘이고 에너지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나누는 사랑에는 한계가 있고, 제한이 있으며 변화무쌍한 것이라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7)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사셨기에 하느님이 당신 삶의 의미였고 이유였으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여 따르는 것이 삶의 가장 큰 기쁨이고, 행복이셨습니다. 그래서, 당신께서 하느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셨듯이 우리 또한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신 당신을 먹고, 당신을 먹음으로써, 당신으로 말미암아 살아야 하고, 당신으로 말미암아 삶으로써 우리 또한 당신처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해 주고 계신 것입니다. 
 
   물론, 신앙은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닐 것입니다. 평양감사도 하기 싫으면 그만이고, 아무리 좋은 성서적 가르침이나 사목적 권고도 듣지 않고 따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세상과 신앙 사이를 오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세속을 쫓아 살면서도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이중적 삶의 태도는 분명 어리석은 모습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들이 과연 무슨 힘으로, 어떤 힘으로 하루를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신앙인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고,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당신의 전부를 찢어 우리에게 나눠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주님을 위해 무엇을 나눠 드려야 할까요? 그리고, 주님으로 말미암아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무슨 뜻이고, 무슨 의미일까요? 참된 양식이고 참된 음료인 주님을 먹고 마심으로 참된 삶을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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