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오르신 어머니

가톨릭부산 2024.08.14 13:45 조회 수 : 5

호수 2826호 2024. 8. 15 
글쓴이 김현일 신부 
하늘에 오르신 어머니

 
김현일 예로니모 신부
성바오로성당 주임

 
   오늘 교회는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신 것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성모님께서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하늘에 오르셨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하늘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는 아기를 밴 무거운 몸으로 임신한 나이 많은 사촌 언니 엘리사벳을 시중들기 위해서 찾아갑니다. 석 달가량 머물렀다고 오늘 복음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여자가 바깥을 나다닌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자신의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촌 언니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합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자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칩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마리아의 인사에 대한 엘리사벳의 응답은 가히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외침입니다. 어린 사촌 동생을 나이 많은 엘리사벳이 내 주님의 어머니라고 말합니다. 
   엘리사벳의 외침에 마리아는 가난한 자의 노래인 마니피캇으로 응답합니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긴 자의 노래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항상 기도하는 성모송에는 성모님의 하늘이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성모님께서 은총이 가득하신 이유는 바로 주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이것을 온전히 믿은 여인입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순명하셨기에 교회는 성모님을 동정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동정녀는 하늘의 다른 이름입니다. 하늘에 오른 자는 모두 동정녀가 되어야 합니다. 
 
  성모님은 또 이렇게 노래합니다.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를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교만한 자, 통치자, 부유한 자들은 자기 욕심으로 가득 찬 자들입니다. 이런 자들은 자신의 무게 때문에 하늘에 오르지 못합니다. 비천한 이, 굶주린 이들은 자기를 모두 내려놓은 가볍디가벼운 몸으로 하늘에 오릅니다. 이렇게 성모님은 오늘 하늘에 오르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아멘.
호수 제목 글쓴이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2877호 2025. 7. 6  말씀 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file 정상천 신부 
2876호 2025. 6. 29  흔들린 고백 file 천경훈 신부 
2875호 2025. 6. 22  새 계약 file 신문갑 신부 
2874호 2025. 6. 15  하느님의 얼굴 file 조영만 신부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