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31호 2017.0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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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승훈 신부 |
평화가 너희와 함께!
이승훈 루카 신부 / 구포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주간 첫날 저녁에, 곧 주일 저녁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평화가 너희와 함께”하시며 인사를 건네시고, 당신의 부활을 보여주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없었던 토마스의 펄쩍 뛰는, 자신이 그분의 손과 옆구리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그분의 부활을 결코 믿지 못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들려줍니다.
그 일이 있은 지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이 모여 있는 집 안에 오시어“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말씀하십니다. 그 자리에는 토마스도 함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말합니다.“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이 말씀에 토마스는 놀라“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신앙의 고백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믿음은 어떤 것을 파악(把握), 즉 어떤 것을‘잡거나’‘쥐었기’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대상의 내용이나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알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믿음은 파악되지 않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주님을 보고 파악하였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파악할 수 없고 모르기 때문에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마지막으로 요한 복음서를 쓴 목적이 무엇인지 말합니다.“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 육신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 예수님의 말씀으로 예수님을 믿는 사람, 그리고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 속에 머무는 사람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이 우리 안에 주님의 평화가 머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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