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 전국 노동사목 관심신학생 연수(6/25-27)
[ 머릿글 ]
< 김해이주노동사목센터의 역사 >
김 진 수 (요셉) 신부 / 김해지부 지부장
김해이주노동사목센터의 시작을 2007년 5월 6일 임호성당 영어 미사로 본다면 이제 17년이 된 시점입니다. 당시 부산교구 내 지역 중에 김해지역은 현재도 그렇지만 가장 많은 이주민이 있었습니다. 2007년 당시 본당 주임신부였던 양요섭 신부님께서 사목 방침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라는 주제를 정했고 이주노동자 지원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준비되었습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노동사목 사무실(가톨릭센터)을 방문하여 운영프로그램에 관한 설명을 듣고, 수집한 자료들을 통해 타 교구의 사례들을 분석하였고 현지 실사도 하였습니다.
프로그램에 관한 기초 자료조사를 마치고 2007년 3월 11일 양산 정하상 바오로 영성관에서 개최된 본당 사목회 피정 때 이 프로그램에 관한 취지, 운영방안, 그리고 봉사자 모집에 대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명칭은 “임호성당 이주노동자 프로그램”으로, 4가지의 실행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영어권 친구들에게 언어에 부담 없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 “영어 미사”와, 이들이 생활하는 데 조금이라도 불편을 덜 수 있는 “한글교육”,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동문제 상담” 그리고 “의료지원”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자원한 봉사자들은 각자의 달란트에 따라 홍보, 전례, 한글반, 상담 및 지원 등 분야별로 역할이 부여되었고, 5월 6일을 영어 첫 미사 및 프로그램 시작일(D-day)로 결정하여 한 달 전부터 신부님과 봉사자와의 매주 금요일 주간모임으로 진행 상황을 점검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힘차게 임호성당 내에서 출발했던 센터(김해이주민지원센터)는 지금 현재 김해성당 근처로 옮겨왔고(2015년) 센터 건물은 김해성당 건너편 건물 2층을 임대해서 독립적인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임호성당 내에 위치했던 센터의 과거 상황과 지금 김해성당 근처에 설립한 센터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많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당시 임호성당에서는 본당 신부님의 사목방침과 전 신자의 지원으로 이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인사이동으로 인해 주임신부가 바뀌면서 큰 변화를 입게 됩니다. 또한 영어미사를 집전했던 보좌신부의 인사이동 역시 어려움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누적되면서 독립적인 공간의 이주민센터 설립이 요구되었고 이주사목담당 신부가 발령이 나서 현재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비록 부산교구 내 노동사목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한 지원을 위해서 이미 오래 전에 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본당 차원에서 이렇게 제대로 된 센터 형식을 가지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임호성당의 사례는 본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모범사례이자 완전한 센터의 모습을 갖춘 선구자적인 결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주민들의 수가 더 증가하는 교구의 현실에 임호성당의 사례와 같은 적극적 방법을 찾는 성당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당을 벗어나 외부에 많은 센터를 설립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본당에서 이주민들에 대한 도움과 활동이 필요한 것은 현실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서 각 본당에서 과거 임호성당처럼 모든 센터설립 조건을 갖추고 해 나가기보다 이주민들을 적극 환대하고 함께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그리고 작은 것부터 찾아 실천하는 방향성을 가지는 것이 맞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시고 행동하는 공동체가 되시기를 희망해 봅니다.
[ 노동사목 이야기 ]
< 삶의 길 위에서 >
최 레 지 나 (레지나) / 부산본부 지원팀장
‘내려놓기’
한 사람 한 사람 인생이 제각각이고 각자의 시간 속에서 삶을 살아가지만, 모든 사람이 거쳐 가는 공통적인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첫사랑, 첫눈, 첫 만남, 첫 직장, 첫 출근... ‘첫’자가 들어가는 모든 단어에는 설렘, 서툶, 낯섦, 떨림 등 많은 말들이 뒤따릅니다.
저에게도 똑같았습니다. 이 넓은 세상 중에서도 대한민국, 그 안에서도 부산 사상의 한 모퉁이 작은 건물 안 노동사목센터. 저에겐 여기가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본 첫 직장이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한 장소였으며, 주일이면 도로시의 집을 채워주시는 봉사자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을 마주하곤 첫사랑처럼 하느님 나라를 가슴에 묻고 이 삶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살아보려 노력했던 장소가 여기 노동사목센터입니다.
그런 제가 지금 인수인계를 하고 있습니다. 이주민의 필요가 되고자 했던 제가 이번에는 이주민이 되어 떠나려 합니다. 여기 있으면 좋은 분들 곁에서 이주민들과 함께 나름 좋은 몫을 찾아가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과연 ‘나의 이 결정이 옳은 걸까?’ 지난 수개월 아침저녁 생각이 바뀌는 가운데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는 말을 마주한 뒤에야 뚝뚝 묻어나는 미련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막상 떠나려 이것저것 정리를 하다 보니 지난 일들이 떠오릅니다.
‘연대의 마음’
저는 주로 에너지를 집에서 충전하고 늘 소리 없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의 주 업무는 아니지만 1년에 몇 번 집회에 참석할 때면 왠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것 같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집회, 농성장.. 이 곳은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는 그런 곳이기에 노사 모두 양보도 배려도 쉽지 않은, 그래서 좀처럼 타협이나 협의점을 도출하기 힘든 곳입니다.
지난 5월 말 방문한 구미의 한 농성장에도 2년 넘게 삶의 무게를 버티고 있는 11명의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화재가 난 구미 공장에서 평택 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원하던 그들에게 내려진 무단 점거라는 법원의 판결. 그 이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이들 앞에 어느 날 집에는 빨간딱지가 붙고, 전세금과 청약통장까지 압류당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날들의 연속인 현장이었습니다. 잠시 한쪽 구석에 서 있는데 이런 힘 없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늘 함께하시는 신부님들에게서 눈이 멈췄습니다. 그날은 문득 어떤 사람이 인생에서 시련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곁에 있어 주고 힘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 지금 이 순간 이들과 함께하며 이웃이 되어주는 저 모습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로 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편했던 마음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가 여기 함께 해야 할 의미를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되자 이제야 이분들의 시간이 제 삶의 아주 작은 자리 한 편에 들어왔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제 삶이 어디로 흐를지 모르겠지만 연대는 기억하는 것이라지요. 저도 이곳을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좀 더 일찍 공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구미의 그 하루는 저에게 선물 같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사랑에는 아무것도 작은 것이 없다.’
저희 집 냉장고에 늘 붙어있는 문구입니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생각 없이 지나치던 이 문구가 오늘따라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는 거의 가족같이 익숙한 공동체 친구들. 처음 한국으로 올 때는 혼자였지만 같은 공동체에서 반쪽을 만나 이제는 셋이 된 예쁜 텀미, “누님, 누님” 하며 새로 산 오토바이를 자랑하던 띠엔, 자기 일을 하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기꺼이 통역 봉사를 해주던 노나.. 모두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주일 업무가 가장 바쁘다는 생각에 치여 이미 주어진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사랑에는 아무것도 작은 것이 없다.’는데 바쁜 순간 스치면서라도 한 번 더 웃어줄걸.. 병원에서 슬퍼할 때 용기 내어 꼭 껴안아 줄걸.. 이것저것 아쉬움이 남는 시간입니다. 사랑하기 딱 좋은 곳에서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아쉬운 시간은 이후의 삶에 예약하며 이제 이곳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늘 잘 안되지만 그래도 매 순간 사랑하며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삶의 길 위에서’
저는 사실 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히 모릅니다. ‘각자도생’ 요즘 저 같은 젊은이들은 이 말이 익숙합니다. 이 말은 가속화된 경쟁사회에서 각자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묻어있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그런 말이 아닐까 합니다. 제 친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주제가 그쪽으로 곧잘 흐르곤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 말은 알게 모르게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열심히 사는 친구들과 만나고 오는 날이면 미래가 걱정되고, 성당 친구들을 만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저의 모습에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길인지 항상 고민이 되는 저입니다.
그래서 퇴사 후 저의 첫 여정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일정이 잡히고 틈틈이 떠날 준비를 하다 보니 먼저 걸어간 순례자들이 남긴 주옥같은 말들이 가기 전부터 제 생각과 마음을 움직입니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행복은 길의 목표가 아니라 길이다.’ 이 말만 기억해도 삶의 길 위에서 적어도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순례길에서 내가 걷는 길의 주인이 되도록, 그리고 오늘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오늘 누리면서 행복하게 걸어 보려 합니다. 이렇게 길을 가다 보면, 또 내면의 소리에 열심히 귀 기울이며 걷다 보면 이 길 위에서 예수님께서 저를 만나주실지도요. 20년 3월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혀 못 갔던 산티아고가 다시 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1-32) 제게 보이는 노동사목이 겨자씨가 자란 나무라면, 이곳을 나무로 만드는 분들이 여러분이십니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하느님의 평화를 빕니다.
[ 이주사목이야기 ]
< 찬오의 gcmc 이야기 >
방 찬 오 (요한 가브리엘) / 김해이주노동사목 영어공동체
저는 이주 노동자분들과 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방찬오 존 가브리엘입니다. 저는 약 7년간 영어미사를 드리면서 많은 국적을 가진 분들을 만났고 그러한 부분에서 배운 점과 느낀 점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이주노동자분들과 봉사를 함께하면서 느꼈던 점은 다른 국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서로 협력하여 봉사하고 힘들 때 도와주고 같이 의지하면서 생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변 분들이 외국인 분이다 보니 영어를 잘 못해도 주변 사람들이 잘 알려주고 하나를 더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영어에 대한 거리감이 사라져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서 잘 몰랐던 영어 표현을 어느 정도 쓰게 되어 주변 외국 분들이랑 소통도 원활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정말로 기분이 좋았고 신기했습니다, 또한 봉사 하려는 마음만 있어도 남녀노소 어린이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영어로 미사가 진행되다 보니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계속 미사에 참여하며 듣다 보니 익숙해져 더 이해도가 급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도 자연스럽게 들리게 되니 독서를 하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고 담당자 분께 말씀드려 처음 독서할 때쯤 1 독서를 맡아 미리 종이를 받고 연습하게 되었습니다. 종이를 처음 받았을 때 잘할 수 있겠지? 하고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연습하고 읽고 해보니깐 어느 순간 일요일이 다가왔고 제 첫 독서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어 독서만 하던 제가... 드디어 첫 독서를 하게 되고, 그 결과는… 극찬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들 영어 발음과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셔서 정말 좋은 칭찬 덕분에 자존감이 올라가고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성당을 다니며 열심히 준비하면서 한 부분이지만 이분들은 잘한 만큼 칭찬을 더욱 더 해주시니 자신감과 감사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정말 이 성당을 다니면서 느꼈던 감정을 설명하기에는 입이 아플 정도로 많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뭐 하루 종일 행복할 순 없습니다. 다만 행복한 공간과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성당에서 많이 배운 것도 있으면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저는 미사 마치고 간식을 나눠 줄 때 진심으로 드리고 항상 밝은 미소를 유지하며 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영향을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참고로 글을 처음 써봤지만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동과 법 ]
< 임금지급의 보장(3) >
전 시 춘 (율리오) / 노동법교수
지난 호에서는 임금은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전액지급의 원칙에 대해 설명한다.
3. 전액지급의 원칙
임금을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은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지급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금전액지급의 원칙은 임금 전액이 확실하게 근로자에게 지급되도록 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지급되지 않은 임금 일부를 이용하여 근로자가 직장을 쉽게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폐단을 예방하기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다른 임금 지급원칙과 마찬가지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⑴ 금지의 내용
사용자는 임금을 공제하고 지급할 수 없는데, 「공제」는 임금 지급일에 지급하여야 할 것으로 확정된 임금 일부를 떼어 두고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그 달에 지급해야 되는 임금 일부를 회사 사정으로 다음 달에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법위반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지각⋅조퇴⋅결근 등이 있는 달에는 그 부분만큼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더라도 법위반이 아니다.
나아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주택대출자금이나 불법파업 등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자의 임금에서 마음대로 공제할 수도 없다. 다만, 사용자가 주택대출자급이나 손해배상금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에 대해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는 법위반이 아니다.
⑵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의한 예외
전액지급의 원칙에는 예외가 인정되어,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할 수 있다.
법령에 따라 공제가 인정되는 경우로서 갑종근로소득세, 국민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이 있다.
임금 일부를 공제하는 것은 단체협약으로도 할 수 있는데, 전액지급의 원칙을 엄격히 유지하면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편한 경우가 생기므로 노사의 자주적인 협정으로 일부 공제를 인정한 것이다. 회사 내의 소비조합에서의 구매대금, 주택대출자금, 노동조합 조합비 등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에 정해두면 이에 따라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다만, 단체협약으로 정해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만 효력이 있으며,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이를 공제할 수는 없다.
⑶ 가불금 등의 공제
근로자가 급히 돈이 필요해 사용자에게 가불을 요구하여 임금 일부를 미리 지급받은 경우에는 사용자는 미리 지급한 가불금을 공제하고 지급할 수 있다. 가불금을 공제한 잔액이 사용자가 임금지급일에 지급하여야 할 임금총액으로 잔액을 지급함으로써 사용자는 임금 전액을 지급한 것이 된다.
⑷ 잘못 지급된 임금을 정산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받을 돈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없지만, 계산 착오로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한 경우에는 공제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에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이전에 잘못 지급한 금액을 공제하고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가 재직중일 때에는 잘못 지급된 금액을 공제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된다.
먼저, 임금을 잘못 지급한 달의 다음 달에 잘못 지급한 금액을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는데, 이 때에도 사용자가 미리 이번 달에 얼마를 공제한다는 것을 알리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에 지장이 없을 때에만 공제할 수 있다. 반대로 몇 달 전에 계산 실수로 초과 지급한 임금을 이번 달에 정산하여 공제하는 것은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허용되지 않는다.
⑸ 임금 등의 포기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받기로 약정하거나 퇴직금을 받지 않기로 약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효이다. 또한 임금 포기 약정을 이유로 근로자가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약 이른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도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기로 하거나 퇴직금을 받지 않기로 약정하고 나아가 이를 이유로 나중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특약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는 이를 번복하고 사용자에게 덜 지급받기로 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청구할 수 있다.
⑹ 단체협약에 의한 임금채권의 포기
이미 그 지급기일이 도래하여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권한을 받지 않는 이상 단체협약으로 이에 대한 포기를 할 수 없다.
예컨대, 매분기 말일에 상여금 100만원씩 4차례 지급하기로 단체협약에 정해져 있는 사업장에서 회사의 경영난으로 1분기 및 2분기의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자금난을 호소하는 회사 측의 사정을 고려하여 회사 측과 노동조합이 7월 10일자로 단체협약을 변경하여 그 해의 상여금을 모두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경우라도 이미 지급기일이 도래하여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1분기 및 2분기의 상여금은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단체협약 체결일까지 아직 지급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3분기 및 4분기의 상여금은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 노동현장이야기 ]
< 교복을 벗고 >
전 주 현 (율리안나) / 부산본부 노무실장
갓 교복을 벗은 아직 21살의 앳된 청년이 급성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이 청년은 직업계고 재학 중 삼성전자 하청업체인 (주)케이엠텍에서 일을 시작하여, 지난 2년간 휴대전화 기판에 부품을 2천여개씩 조립하고 고온으로 압착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청년이 사용했던 접착제에는 고온에서 발암물질을 발생시키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고, 유해한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기정화 시설이 없는 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하느라 어지러움을 호소했지만 회사에서는 마스크조차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사비로 구입한 KF94 마스크를 끼고 일했지만 이 마스크만으로는 자신을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사업체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백혈병에 걸린 것도 억울한 상황에서 업체와 본사는 책임을 떠넘기고 부인하기 바빴습니다. 4개월 무급병가기간이 끝나자마자 회사는 청년을 해고했고, 일학습병행제도로 다니던 전문대학은 출석률 미달을 이유로 청년을 자퇴시켰습니다.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회사와 학교는 뒤늦게 기존규정을 변경하여 청년을 복직, 복학시켰지만,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당당히 나아가고 있던 청년은 그들로부터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 청년의 아픔에, 고통에 저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문제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장실습제도가 교복을 입은 학생을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취급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학생은 학교에 다니며 정규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하기 전까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올바른 기준과 가치관을 습득하며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2012년 이후 직업계고 학생의 기초학력은 현저히 저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행법상 ‘학생’인 현장실습생은 노동법을 온전히 적용받지 못하기에 현장에서 노동법상 위법한 문제가 발생해도 침해된 권리를 구제받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현장실습생은 노동시장에 즉각 투입되기 위한 ‘값싼 노동력’으로 보호 장치 없이 일터에 던져지고,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장시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험한 업무를 2인 1조가 아닌 홀로 수행하다 중대재해로 생명과 건강을 잃고 있습니다. 학생의 학습권, 노동권, 건강권이 무시당하는 동안 정부와 기업, 학교 등은 학생의 권리 보호는 뒷전이고, 오직 취업률 경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바뀌지 않는 사회를 마주하고, 또 같은 사건이 재발할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것을 넘어 절망스럽습니다. 고민이 많은 시점입니다. 어떤 것이 학생을 위한 길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만,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은 학생이 걸어갈 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찍이 성숙하게 자신의 진로를 정하거나 선생님 혹은 부모님의 권유로 직업계고를 진학하는 학생이 오래 머무르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학교가 책임을 지고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와 기업에 책임을 다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저희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군가 “아프다, 힘들다.”고 말하면 귀 기울이는 사회가 되기 위해 모두의 힘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가 시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6월 4일 부산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직업교육바로세우기현장실습폐지공동행동이 삼성전자와 (주)케이엠텍, 그리고 해당 사업장에 취업 및 현장실습을 보낸 부산광역시교육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현장실습을 진행하는 기업이 어떠한 환경인지 확인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감독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어디에서 기자회견을 할지 교육청 직원들과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교육청 중앙현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면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기자회견 장소를 옮겨달라고 강경하게 이야기 하는 통에 결국 교육청 출입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자신들의 체면을 지키려는 이들이 과연 학생들을 위한 올바른 교육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동시에 지금 우리가 무엇을 문제로 삼고 소리쳐야하는지, 누구를 위해 한마음으로 싸워야 하는지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적어도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움직이는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교복의 참된 의미가 회복되어야 할 때입니다.
[ 일과 시선 ]
< 평화 >
장영식 (라파엘) / 사진가
<평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제의 길은 평화의 길입니다.
[ 지난달 한 일 ]
▶ 울산베트남공동체 축일미사 (06/16)
지난 16일 울산베트남공동체는 공동체의 수호성인이신 안토니오 파두아바 축일미사를 거행하고 공동체 설립 1주년을 기념했습니다. 이날 미사는 노동사목 알렉산델 본부장신부님과 요셉신부님, 울산 사회사목을 담당하시는 다윗신부님과 무거성당 바오로신부님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또한 부산과 양산의 베트남공동체와 울산의 영어공동체에서도 함께 미사를 드리며 울산공동체의 축일을 축하해주었습니다. 지난 5월 26일에는 울산베트남공동체 1주년을 기념하며 양산, 부산, 울산의 베트남 공동체가 서로 교류하며 축구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울산 베트남공동체의 설립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전국 노동사목 관심신학생연수 (06/25-27)
전국의 5개교구와 작은형제회 소속 신학생 26명이 참석한 전국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연수가 서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연수는 노동과 언론을 큰 주제로 노동보도의 현실과 사회교리 관점에서 본 노동과 언론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현장방문과 나눔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상과 노동이 뗄 수 없는 관계인 사회 안에서, 이후에 사목을 하실 신학생들이 노동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며, 그리스도의 정신 안에서 보다 낮은 곳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길 기도드립니다.
▶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후원주점 (06/28)
두 명의 노동자가 부당해고 및 폭력,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꿋꿋하게 싸워나가고 있는 서면시장번영회지회에서 생계비와 투쟁기금 마련을 위해 지난 6월 28일 후원주점을 열었습니다. 두 노동자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이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나누는 연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이 외 활동
6/3(월) 주교회의노동사목소위원회 회의 / ZOOM
의료지원 / 부산대병원, 부산의료원
6/4(화) 밀양 희망버스 기자회견 / 부산광역시청
죽음과 백혈병 발생 사업장에 취업 및 현장실습 보낸
부산광역시교육청 규탄 기자회견 /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이동노동자지원센터 자문위원회 회의 / 부산이동노동자지원센터
6/4~5 주교회의 이주사목 정기회의 / 춘천가톨릭회관
6/5(수) 노동사건 지원 /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
6/9(일) 부산영어공동체 2분기 노동법 교육 / 사상성당
6/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연대미사 /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공장
6/11(화)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차별철폐대행진 준비위원회 회의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6/12(수)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회의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6/13(목) 노동사건지원 / 대한법률구조공단 서부출장소
6/14(금) 의료지원 / 창원
6/17(월)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유족간담회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6/18(화) 노후 핵발전소 폐쇄촉구 기자회견 / 부산광역시청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전국노동사목실무자 회의 / ZOOM
6/19(수) 의료지원 / 메리놀 병원
사무국회의 / 센터
노동사건지원 /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
6/20(목)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회의 / 센터
6/21(금)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6/24~25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연수 / 춘천가톨릭회관
6/25(화)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6/25~27 전국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 / 서울 살레시오 회관
6/26(수) 민사지원 / DB보험사·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의료지원 / 남천가족보건의원
6/27(목) 바자울미사 / 센터
6/28(금)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후원주점 / 양정 700 B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