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미사 강론
나는 내 인생에서 딱 3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려보았다. 두 번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갔는데, 군대에 있을 때에 비상이 걸려 사단 성당까지 나갈 수가 없어서 여단에 있던 개신교 예배당에서 예배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배당에 가서 예배에 참석하니, 먹을 것을 많이 주었다.
세 번 중의 마지막 한번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 1980년도에 태어나 처음으로 예배당에 갔었던 적이 있었다. 동네 친구들은 일요일마다 예배당에 가서, 그 당시 귀한 과자와 사탕, 그리고 초코파이를 매주마다 받아 오곤 했다. 나는 집안이 천주교 집안이라, 매주 성당에 가야 했다. 성당에서는 아이들에게 부활이나, 성탄 때에만 과자를 주었다. 어느날 동네 친구 하나가 나를 꼬셔서 예배당에 처음 갔다. 가서 수박도 얻어 먹고, 뽀빠이 과자, 알사탕, 그리고 초코파이도 얻어 왔다. 선물이라고 주는 것을 그대로 챙겨서 집으로 왔더니, 할머니가 그거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셨고, 나는 예배당에 가서 받아 왔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과자 주머니를 획 뺏어서 곧바로 그 예배당에 다시 돌려주었다. 40년도 더 지난 옛날이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당시 예배당에 다녔던 동네친구들은 아무도 그 예배당에 다니지 않는다. 동네 친구들 중에 몇 녀석은 나를 따라 성당에 왔고, 같이 첫영성체 교리도 했고, 지금은 다들 결혼해서 애들도 있고, 그 애들도 대부분 세례를 받았다.
수많은 종교들이 앞다투면서 수많은 돈과 자원들을 숫제 바가지로 퍼붓다시피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는 전교활동에 전념한다. 몇 년 전부터 부산교구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선교부채를 각 본당별로 보급한다. 2021년 8월 19일 김해성당 주임신부로 발령을 받아 김해성당으로 오기 전 나는 해양사목 담당 신부였다. 해양사목에서도 부활과 성탄 때마다 방선을 하면 늘 선원들에게 모자나 넥워머를 선물로 주었다. 해양사목에서 1년간 모자와 넥워머 구입비만 해도, 기천만원이 들었다. 수많은 종교들이 앞다투면서 수많은 돈과 자원들을 숫제 바가지로 퍼붓다시피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는 전교활동에 전념한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선교할 때, 여행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여분의 신발이나 의류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신다.
선교에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선교할 때 갖고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무얼 갖고 가야 하나? 예수께서는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을 가지고 가서 거저 주라고 하셨다.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받는 은총의 삶, 평화의 삶이다. 흔히 내가 하느님을 믿고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는 쉽게 생각하지만, 하느님께서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쉽게 잊고 살아간다. 그리고 하느님은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만큼, 꼭 그만큼 내게 은총과 평화를 베풀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 사람들처럼 주는 만큼 다시 되돌려주는 그런 째째하고 옹졸한 하느님이 아니다. 하느님은 내가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기만 하면, 내가 하느님께 드린 것보다 더 많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은총과 평화를 내려 주신다. 아니 갖다 퍼 부어버리신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느님은 당신자신까지도 우리에게 주신다. 미사 때에 우리는 성체를 영한다. 흔히 성체는 영혼의 양식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듯이, 성체를 영하면 영혼이 배부르게 된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영성체는 이 정도의 가치밖에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성체를 영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하나가 되고, 마침내 그리스도가 내가 되고, 그리스도가 너가 되고 그리스도가 우리가 된다. 그럼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미사에 참여한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고 우리 모두를 당신의 나라, 하느님 나라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그 나라로 들어가게 해주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거저 받은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선교할 때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하나? 우리는 하느님을 가지고 가야 하고, 하느님을 믿으며 얻게 된 삶의 자그마한 기쁨, 행복, 삶의 의미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리고 선교라는 것이 그저 단순히 천주교 신자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믿는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요, 하느님을 믿으면서 변화된 나를 신앙의 증인으로 내세우는 것임을 아는 깨달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참된 선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나는 내 인생에서 딱 3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려보았다. 두 번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갔는데, 군대에 있을 때에 비상이 걸려 사단 성당까지 나갈 수가 없어서 여단에 있던 개신교 예배당에서 예배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예배당에 가서 예배에 참석하니, 먹을 것을 많이 주었다.
세 번 중의 마지막 한번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 1980년도에 태어나 처음으로 예배당에 갔었던 적이 있었다. 동네 친구들은 일요일마다 예배당에 가서, 그 당시 귀한 과자와 사탕, 그리고 초코파이를 매주마다 받아 오곤 했다. 나는 집안이 천주교 집안이라, 매주 성당에 가야 했다. 성당에서는 아이들에게 부활이나, 성탄 때에만 과자를 주었다. 어느날 동네 친구 하나가 나를 꼬셔서 예배당에 처음 갔다. 가서 수박도 얻어 먹고, 뽀빠이 과자, 알사탕, 그리고 초코파이도 얻어 왔다. 선물이라고 주는 것을 그대로 챙겨서 집으로 왔더니, 할머니가 그거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셨고, 나는 예배당에 가서 받아 왔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과자 주머니를 획 뺏어서 곧바로 그 예배당에 다시 돌려주었다. 40년도 더 지난 옛날이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당시 예배당에 다녔던 동네친구들은 아무도 그 예배당에 다니지 않는다. 동네 친구들 중에 몇 녀석은 나를 따라 성당에 왔고, 같이 첫영성체 교리도 했고, 지금은 다들 결혼해서 애들도 있고, 그 애들도 대부분 세례를 받았다.
수많은 종교들이 앞다투면서 수많은 돈과 자원들을 숫제 바가지로 퍼붓다시피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는 전교활동에 전념한다. 몇 년 전부터 부산교구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선교부채를 각 본당별로 보급한다. 2021년 8월 19일 김해성당 주임신부로 발령을 받아 김해성당으로 오기 전 나는 해양사목 담당 신부였다. 해양사목에서도 부활과 성탄 때마다 방선을 하면 늘 선원들에게 모자나 넥워머를 선물로 주었다. 해양사목에서 1년간 모자와 넥워머 구입비만 해도, 기천만원이 들었다. 수많은 종교들이 앞다투면서 수많은 돈과 자원들을 숫제 바가지로 퍼붓다시피 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는 전교활동에 전념한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선교할 때, 여행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여분의 신발이나 의류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신다.
선교에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선교할 때 갖고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무얼 갖고 가야 하나? 예수께서는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을 가지고 가서 거저 주라고 하셨다. 우리가 거저 받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받는 은총의 삶, 평화의 삶이다. 흔히 내가 하느님을 믿고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는 쉽게 생각하지만, 하느님께서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쉽게 잊고 살아간다. 그리고 하느님은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만큼, 꼭 그만큼 내게 은총과 평화를 베풀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 사람들처럼 주는 만큼 다시 되돌려주는 그런 째째하고 옹졸한 하느님이 아니다. 하느님은 내가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기만 하면, 내가 하느님께 드린 것보다 더 많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은총과 평화를 내려 주신다. 아니 갖다 퍼 부어버리신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느님은 당신자신까지도 우리에게 주신다. 미사 때에 우리는 성체를 영한다. 흔히 성체는 영혼의 양식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듯이, 성체를 영하면 영혼이 배부르게 된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영성체는 이 정도의 가치밖에 없는 것이 결코 아니다! 성체를 영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과 하나가 되고, 마침내 그리스도가 내가 되고, 그리스도가 너가 되고 그리스도가 우리가 된다. 그럼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미사에 참여한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고 우리 모두를 당신의 나라, 하느님 나라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그 나라로 들어가게 해주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거저 받은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선교할 때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하나? 우리는 하느님을 가지고 가야 하고, 하느님을 믿으며 얻게 된 삶의 자그마한 기쁨, 행복, 삶의 의미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리고 선교라는 것이 그저 단순히 천주교 신자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믿는 하느님을 증거하는 것이요, 하느님을 믿으면서 변화된 나를 신앙의 증인으로 내세우는 것임을 아는 깨달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참된 선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