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22호 2024. 7. 21 
글쓴이 김수원 신부 

전쟁 같은 삶과 주님 안에서의 쉼


 
김수원 바오로 신부
무거성당 주임

 
한여름 시골집에 가면 어르신들이 밭에 잡초를 매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때 드는 생각이 삶은 전쟁이라 하지만 농사 역시 잡초들과의 전쟁임을 실감합니다. 게으름에 때를 놓쳐 잡초들이 우거지면 여린 채소들을 덮어버려 질식하게 만듭니다.
 
이는 마치 억세고 거친 세상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착한 신자들이 연상됩니다. 그리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농사도 못 짓듯이, 부지런히 내 삶을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억세고 거친 죄악의 잡초들 속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래서 착한 목자 주님을 찾아야 합니다. 착한 목자 주님을 믿고 주님 안에서 쉴 때, 주님 말씀 안에서 위안을 받고 충전하여 세상 죄악의 잡초들 속에서도 휘말리지 않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는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하고 말씀하십니다. 사명을 다하고 당신께 돌아온 사도들에게 휴식을 권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세상의 혼잡함에서 벗어나 재충전의 시간, 영육의 휴식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휴대폰을 충전하듯 영육도 주님으로 자주 충전시켜야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꼭 외딴곳에 물러나 아버지와의 깊은 친교와 일치의 시간을 지니면서 영육을 충전시켰습니다.
 
영혼의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는 오늘입니다.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그분께 피신하는 사람!”(시편 34,9) 말씀처럼 주님 안에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 들이며 쉴 때 신앙인들의 진정한 쉼입니다. 
 
영육의 휴식은 그리 큰일이 아닙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잠시 기도와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 하느님 곁에서 쉬며 육체와 정신이 회복될 시간을 갖는 것이 영육의 휴식입니다. 나의 영육을 돌보는 것이 바로 주님을 돌보고 주님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그들에게 세워 주리니, 그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예레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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