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유산
2024년 7월 꾸리아 훈화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노년에 대한 교리 교육 9-2”로 이어가 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의무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원하던 휴식, 이제 쉬어도 되는 때가 은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은퇴는 걱정거리가 될 수 있고,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내 인 생을 채워온 것들이 비워질 텐데,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매일 일을 한다 는 것은 일련의 관계를 맺고, 생업에 만족하며, 하나의 역할을 맡고 충분히 인정을 받는 경험, 단순 노동 시간을 넘어선 풀타임을 뜻합니다.
물론 일이 있긴 합니다. 손주들을 돌보는 일은 기쁘고도 힘든 일입니다. 오늘날 조부모는 가정에 서 손주를 돌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출생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부모는 종 종 자녀와 멀리 떨어져 있으며, 직장과 주거의 어려운 상황 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한다는 것을 우리 는 알고 있습니다. 때때로 부모는 자녀 양육에 있어 조부모에게 교육의 역할을 맡기기를 꺼려합니다. 도 움을 요청할 때가 분명할 때에는 제외하고 말이죠. 그런데 누군가는 저에게 냉소적으로 이렇게 말했습니 다. “요즘 같은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조부모님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연금을 받기 때문이죠.” 교육 및 부 모 자식 관계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요구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세대 간의 전통적인 관계를 ‘재구축 (rimodellare)’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면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우리는 “재구축 작업(rimodellamento)”을 하기 위해 노력 을 기울이고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물질적・경제적 조건의 타성에 시달리고 있는가? 실제로 세대 간의 공 존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조건에서 세대들을 더 인간적이고, 더 사랑스 럽고, 더 정의롭게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가? 조부모의 소명에서 중요한 부분은 손주의 가정교 육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조부모에게서 온유한 사랑이라는 힘과 약함을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 다.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가르침입니다. 조부모와 함께할 때 더 쉽게 배우고, 더 쉽게 받을 수 있습 니다. 노인은 온유한 사랑과 약함이 단순히 쇠퇴의 신호가 아니라는 것을 배웁니다. 젊은이는 온유한 사 랑과 약함이 미래를 인간적으로 만드는 단계라는 것을 배웁니다.
유딧은 혼인 후 곧바로 과부가 되어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말년에 주님께서 자신에 게 맡기신 사명을 온전하게 수행하며 살았음을 깨닫고 ‘충만하고도 평온한 노년 시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 다. 유딧에게 있어서 노년 시기는 지혜와 온유한 사랑, 가정과 공동체를 위한 선물이라는 좋은 유산을 남 겨야 할 때였습니다. ‘한낱 재물이 아니라 좋은 유산, 선의 유산’ 말입니다. 우리는 유산을 생각할 때 종종 재물을 생각하지 노년에 그 씨앗을 뿌리고 성취한 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선’이야 말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입니다.”1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은퇴 이후가 단순히 쉬어도 되는 휴식 시기가 아니라 유딧처럼 충만하 고도 평온한 노년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먼저 우리는 노년의 삶을 리모델링(재구축)해야 합 니다. 그렇게 우리는 은퇴 이후에도 조부모로서 손주들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선배 신앙인으 로서 젊은이들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 우리도 ‘한낱 재물이 아니라 좋은 유산, 선의 유산’을 전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유산을 남길 뿐만 아니라 신앙의 보물까지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1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5/papa-francesco-udienza-generale-anzianilongevita-giuditta.html
7월 꾸리아 훈화, 최고의 유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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