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맺어주신 가족
사회사목국(051-516-0815)
우리가 흔히 아는 ‘가족’은 살과 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요. 혼인, 혈연 등으로 이루어진, 사전적 의미의 가족. 이들도 소중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관계 속에 있지 않은 누군가도 가깝고 고마운 가족이 됩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고통 가운데 있는 야고보(56세, 가명) 씨. 몸도 마음도 생각대로 되지 않지만, 그의 곁에는 효심 깊은 아들 요셉(28세, 가명) 씨와 성모님을 닮은 본당 자매님들이 있습니다.
일도 성당 활동도 열심히 하던 야고보 씨는 성당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그만, 균형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뇌출혈이었습니다.
사고 후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오른쪽 신체 마비와 어눌한 발음은 여전합니다. 늘 간병인이 옆에 있어야 하고 이동할 때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합니다. “병원에 처음 왔을 땐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 여기 계시잖아요. 아버진 일어나서 복직하실 거예요.” 말없이 휠체어에 앉은 야고보 씨의 입가를 닦으며 요셉 씨는 말합니다.
대학교 졸업을 한 해 남겨두었던 요셉 씨는 아버지의 사고로 휴학 후 부업을 하고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도, 기존에 있던 1억 8천여만 원의 전세금 빚과 이자, 한 달에 200만 원이 넘는 병원비, 450만 원이 넘는 간병비를 감당하기는 벅찹니다. 야고보 씨는 다니던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얼마간 휴직 수당을 받았지만, 이제 수령 기간이 끝났습니다.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할 거라는 요셉 씨의 희망으로 퇴직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와상 상태인 야고보 씨가 언제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적금 든 걸로 병원비랑 빚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이젠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학생 신분에도 조금씩 저축해 왔건만, 이젠 잔고가 없습니다. 진로를 준비하고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부업과 병간호에만 힘을 쏟고 있는 요셉 씨. 힘들 텐데도 의연한 얼굴입니다. 이를 마음 아파한 본당 자매님들은 지원 방안을 찾고 먹을거리를 전하며, 이 가정에 없던 어머니가 되고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함께 읊는 우리는 같은 아버지를 두었습니다. 야고보 씨를 향한 요셉 씨의 깊은 효성과 성모님을 닮은 자매님들의 사랑에 감복하시어, 아버지께서 이 가정에 기적을 안겨 주시길 바라봅니다. 우리 역시 이들의 가족으로서, 그 기적의 한 부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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