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20호 2024. 7. 7 
글쓴이 최현욱 신부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님
 
 

최현욱 베네딕토 신부
구봉성당 주임
 
   영국의 화가 윌리엄 홀먼 헌트의 ‘세상의 빛’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예수님)이 한 손에 등불을 들고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그 그림에는 문을 두드리고 있는 예수님이 계신 쪽에는 손잡이가 없습니다. 손잡이는 오직 문 안쪽에만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안에서 문을 열어주어야만 열릴 수 있는 문입니다.   
 
   이 그림이 우리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은 늘 문을 두드리고 계시지만 문 안에 있는 사람이 문을 열고 예수님을 맞이하지 않으면 예수님은 결코 그 집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고향 나자렛 사람들과 예수님의 모습이 이 그림의 모습과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예수님이 아무리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어도 고향 사람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은 그 사람들에게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기에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척했습니다.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삶은 어떤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알려주시는 참삶의 길, 참행복의 길,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아무리 전해준다 하더라도 또 예수님이 우리들과 아무리 함께 하시려고 하더라도, 우리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 말씀이 내 안에 들어올 수 없고 예수님이 내 안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결국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서, 우리의 양심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당신의 말씀을 전해주시면서 우리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하십니다. 또 우리들과 함께 살아가시기 위해 당신의 몸까지 내어주십니다. 하지만 내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면 그 말씀은 허공을 떠도는 말이 될 것이고, 우리들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은 결코 내 안에 들어오실 수 없고 함께 살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참된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내 안의 손잡이를 돌려 예수님을 맞아드리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의 말씀을 잘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 지금 여기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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