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평화신문 
게재 일자 2015.09.27 발행 [1333호] 

 [사도직 현장에서] 성지순례는 ‘회심의 여정’

 

전수홍 신부(부산교구 오륜대순교자성지 담당)


모든 종교인은 ‘순례’라는 이름으로 성스러운 종교 여행을 한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성지순례는 단순히 진리를 추구하고, 정신적 풍요를 체험하고자 나서는 여정이 아니다. 성지순례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깊은 신앙의 표현이다. 이러한 참뜻을 올바로 알고 실천할 때, 한국 교회의 가장 오래되고 이상적인 영성인 순교 영성을 바탕으로 하느님께 더욱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성지순례는 ‘회심의 여정’이라고 강조한다. 대부분 순례는 깊은 영적 변화를 갈망하면서 자신의 내적 불완전함을 돌아보고, 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으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 성지순례 실태를 되짚어보면 쇄신, 보완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국내 순교성지를 순례하는 여정은 한국교회 고유의 순교 영성을 매개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기회가 되기보다는 여전히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성지 관광’ 식의 순례를 비롯해 무엇보다 한국 교회 고유의 순교 영성을 체득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최근 주교회의에서 선정한 111곳의 순교자 성지를 순례하도록 책자를 발간했는데 단지 도장 받기 위해 다니는 순례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은 처음 시작은 그렇게 하다 곧 후회하고 다시 처음부터 참된 순례를 하는 분들도 있다는 점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지난 2010년 세계 순례와 순례지 사목 대회에 앞서 발표한 서한을 통해 “순례자는 최종 목적지가 없는 방랑자와는 달리, 때로는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날 목적을 갖고 있다”며 “순례지는 주님을 찾는 기회를 갖게 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순례의 정신은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며, 성지는 그러한 복음화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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