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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08:45

[강론] 연중 제13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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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일(나해) 강론 - 접촉
 

주임신부    2024. 6. 30, 덕계성당


 

‘접촉’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은 두 명의 여자가 치유되는, 정확히 표현한다면 구원된다는 내용인데, 복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접촉’과 관련한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다시 말해, “손을 대다. 손을 얹다. 손을 잡다.” 등의 표현이 그것인데, 이 표현이 여섯 번이나 나오고 있습니다.(마르 5,23.27.28.30.31.41) 그리고 접촉, 즉 손을 댐으로써 치유를 뛰어넘어 구원이 이루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치유 받은 부인에게 ‘너는 치유 받았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너를 구원하였다.”(마르 5,3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죽었던 소녀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녀가 다시 살아나는 것 또한 육체적인 삶이 시작된다. 라기보다는 구원의 새 삶이 이루어짐을 뜻합니다. 그러기에, 신앙 안에서 ‘접촉’은 곧바로 ‘구원’과 연결됨을 알 수 있겠습니다. 그만큼, ‘접촉’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도대체 ‘접촉함’, 즉 ‘손을 댄다.’라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요? 손을 댄다는 것은 하나의 표현 방식입니다. 내면의 생각을 외적 표현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손을 댄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몸이 아픈 부인이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댄 것은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마르 5,28)라는 자기 생각을 외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소녀에게 당신 손을 내미셨던 것도, ‘내가 이 소녀의 손을 잡아 주면 살게 된다.’라는 당신의 생각을 외적으로 드러내신 것입니다.(마르 5,41-42 참조)
 

사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손을 대는 행위를 많이 합니다. 서로가 만나면 악수를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손을 대는 것에도 여러 상태가 있는데, 마음 없이 건성으로 만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오늘 복음 속의 부인처럼 온 마음을 다해 옷을 만지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말씀과 관련하여 생각해 봅시다. 자칫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듣거나 읽지만, 내면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며 듣거나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읽는다는 것은, 오늘 복음 속의 부인이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라는 생각과 그 심정으로써 온 정성과 마음을 다하듯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기에, 우리도 그러한 자세로써 주님 말씀을 접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단순히 귀로써 듣거나 눈으로써 읽을 것이 아니라, 복음 속의 부인처럼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을 직접 ‘만진다.’는  느낌으로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내가 만지듯 접하다 보면, 주님께서도 나를 만지듯 다가오시며 당신 말씀을 건네십니다. 참으로, 주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 있는 말씀’(히브 4,12 참조)으로서, 어떨 땐 큰 감동으로, 또 어떨 땐 큰 충격으로, 그리고 또 어떨 땐 큰 은혜로 다가옵니다. 간단히 하나의 예를 들어 봅시다. 구약성경 이사야서 43,1에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건네시는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 “너는 나의 것이다.”... “너는 나의 것이다.”... 이 짧은 표현 하나가 여러분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미사 중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접하고 계신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가 접하는 주님의 모든 말씀들은 ‘살아있고 힘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그 말씀을 ‘만지듯’ 가까이 접해 봅시다. 그럼으로써 우리 모두 더 은혜롭게 되길 기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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