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는 언제나 함께 있어왔고 우리 시대도 그렇다. 예수님 당대에도 그랬고, 마태오 복음 공동체 안에서도 그랬다. 구약시대의 예레미야 예언자도 일생 동안 전문적인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을 벌였다. 예레미야는 야훼께서 보여주시는 좋은 무화과와 나쁜 무화과의 구별을 통해, 자신을 참 예언자(예레 26,1-24)로 하나니야를 거짓 예언자(예레 28,1-17)와 구별하였고, 거짓 예언자와 손을 잡은 사제들이 한 통속이 되어 이스라엘 전체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음을 통탄하였다. 예레미야는 참 예언자를 두고, 백성을 일깨워 회개하도록 하지만, 거짓 예언자는 자신의 이익을 좇아 권력에 아부하느라 정신을 빼앗긴다고 하였다. 아모스 예언자도 거짓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잘못을 꾸짖지 않고 오히려 원수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그들의 멸망을 예언하지만, 참 예언자는 이스라엘 자신의 죄를 고발하고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한다고 하였다.(아모 1,3-2,16)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거짓 예언자들을 경계하고, 그들을 참 예언자들로부터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가르치신다.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은 속에는 사나운 이리를 품은 거짓 예언자가 겉으로는 양의 탈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겉포장이 화려하고 요란할수록 내용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겉모양이 양처럼 부드럽고 고울수록 그 마음도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만약에 그러한 겉과 속이 다르다면 실망 또한 클 것이다.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를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듯이, 참된 신자와 거짓 신자를 구별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거짓 예언자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참 예언자가 공동체에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거짓 예언자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사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거짓 예언자에 대한 구별은 참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는 원리를 참예언자와 거짓예언자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내세우신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보다 행위의 과정과 결과가 구별의 기준이라고 말씀하신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거짓 예언자와 참 예언자는 그 생활태도로써 밝혀진다. 진리를 가르치는 예언자라도 가르치는 것들을 행하지 않으면 그는 거짓 예언자이다. 참 예언자는 주님의 양떼를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 바치지만 거짓 예언자는 자신에게 손해 될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늘 복음을 통하여 얻은 식별의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을 함부로 판단하는 일은 공동체의 사랑과 일치를 쉽게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남보다는 내가 먼저 내 스스로에게 주님의 ‘참 제자요, 참 목자’인지를 물어보고 점검하면서 오늘 하루를 지내는 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자세가 아니겠나 싶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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