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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00:06

[강론] 연중 제10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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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일(나해) 강론 – 안과 밖
 

주임신부   2024. 6. 9, 덕계성당   
 

저는 오늘 강론의 주제를 ‘안과 밖’으로 정해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은 ‘주님을 만나려면, 주님 계신 곳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가 누구이든지 간에,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사촌 형제들은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서, 며칠이 걸려 주님이 계신 곳, 그 회당까지 어렵게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음이 보입니다. 복음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지요.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불렀다.”(마르 3,31) 바로 이 점이 문제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려면, 예수님 계신 곳에 들어가야만 하건만,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 서서 예수님을 불러 내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회당 안의 예수님은 밖으로 나가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밖에서는 예수님을 결코 만날 수 없음을 오늘 복음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간에 저는 교구 사제 피정을 다녀왔는데, 올해에는 저의 동기 신부님들끼리 함께 한 뜻깊은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동기 신부님 한 분이 미사 중에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여태까지 사제로 살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교회 안에 머물려고 노력한 덕분에,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이다. 우리가 교회 안에 머묾으로써 교회가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음에, 우리는 감사드려야 한다.’ 이는 참으로 맞는 말씀으로서, 사제로서는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제가 신자분들을 만나 뵙다 보면, 교회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시고 교회 활동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가끔, 그런 분들 중에서 교회에 대하여 언급하시는 내용들을 듣다 보면, 저 혼자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 저분은 교회에 대해 말씀하시며 문제점도 잘 아시고 지적도 잘하시는데, 한 가지가 부족하구나.’입니다. 그 한 가지란 바로 그분은 교회 밖에서 교회를 향해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마치 교회의 구성원이 아닌 것처럼, 교회의 어려움이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교회 안의 구성원이라기보다는, 교회를 밖에서 바라보며 교회를 진단하는 외부인처럼 느껴지는 그런 경험을 제가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교회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로서 교회 안에서 해결함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한편,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회 밖으로 나가시는 많은 분들은 교회를 어찌 생각하시기에 그리 떠나실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교회의 사람이신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교회의 사람으로서 교회 안으로 들어와야 하겠습니다. 교회 밖에서 교회를 바라보듯, 교회에 대해 언급해서도 안 되리라고 봅니다. 교회 걱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교회 안의 일원으로서 교회를 걱정하거나 평가 또는 지적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바라보고, 주님의 집 안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본당 공동체에 그런 신자분들이 더 많기를 바래봅니다. 


 

교회 안에 모여 오신 여러분, 오늘 복음의 말미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우리 각자를 향한 말씀 되길 바라며, 그 말씀으로써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마르 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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