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16호 2024. 6. 9 
글쓴이 우세민 윤일 요한 
작은 노력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우세민 윤일 요한
가톨릭신문 기자
 
 
   요즘 세상에 가장 안타까운 특징을 꼽으라면 ‘물질만능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돈과 같은 ‘물질’은 인간 삶에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없는 것만 못하지요.
 
   물질에 대한 집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마음에는 어떻게 자라겠다는 ‘꿈’보다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집에 사느냐가 친구 관계의 중요한 기준이 돼 버렸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의 과욕이 투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물질에 집착하도록 만드셨을까요? 적어도 지나친 욕심은 하느님의 뜻과는 다를 것입니다. “당신의 모습으로”(창세 1,27)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고 하셨습니다. 그 좋았던 창조적 조화와 균형의 상태는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고 이르신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창세 3,3)를 따먹은 사건으로 그만 깨졌습니다. ‘하느님과 같아지고 싶다.’는 그들의 과욕에서 우리는 인류의 원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질에 대한 집착은 불평등 경제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을 양산했습니다. 급기야 인간 중심의 물질만능주의는 이 지구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과욕이 불러온 재앙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던 상태가 아니라 창조적 조화와 균형이 깨어진 ‘하느님 뜻과 멀어진 세상’입니다.
 
   100%는 아니겠지만,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물질적 욕심을 버리고, 하느님 뜻에 맞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그 가치가 확산된다면,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지금의 세상을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많은 분들은 제 이야기를 ‘황당한 몽상’ 쯤으로 치부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해 발표된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 나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을 근거로 제시하고 싶습니다.
 
   “가정들의 노력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 당장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 깊숙한 곳에서 작동하는 중요한 변화의 과정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합니다.”(7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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