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얇은 신앙인?

가톨릭부산 2024.06.05 13:45 조회 수 : 11

호수 2816호 2024. 6. 9 
글쓴이 김윤태 신부 

귀 얇은 신앙인?
 
 

김윤태 루카 신부
부산가톨릭의료원장

 
   뻐꾸기 소리가 들리면 여름이,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면 가을이 온다고 계절이 오는 소리를 잘 알아듣습니다. 그리고 우스갯소리로 남자는 세 여자의 이야기만 잘 들으면 된다고 합니다. 어머니, 부인, 네비 소리 말입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 소리를 대체로 잘 듣지 않습니다. 
 
   그럼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까? 혹시 당신은 귀 얇은 사람이 아닌지요? 귀가 얇은 사람은 성격 좋다는 말에 쉽게 흔들리고, 마음이 약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또 자기 줏대가 없어 쉽게 현혹되고, 남의 말은 잘 듣지만 가족의 말은 안 듣고, 토론이나 논쟁에 이겨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늘 귀 얇은 아담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아내의 말에, 하와는 뱀의 달콤한 이야기에 혹해서 넘어갑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한 에덴동산의 가족들은 풍비박산이 나게 됩니다. 모든 것들이 원수가 되고 서로의 탓만 하게 되는 안타까운 시간이 시작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귀 얇은 신앙인으로 살아가는지 늘 돌이켜 보고 자신의 신앙을 잘 지켜나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 이외의 것들은 은총의 삶이 아니라 죽음의 구렁 속으로 우리를 끌고 갑니다. 아주 교묘하고 달콤한 이야기로 우리를 속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는 것이라면 받을 생각도 청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 이외는 우리의 욕망에 따른 욕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진리를 말한다. 누구든지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그의 부모로부터 태어나지만 영적으로는 성령으로부터 태어난다.”(요한 3,1-8 참조)
 
   이렇게 주님의 가족으로 살아가려면, 우리는 매 순간 비록 어렵고 힘든 시간일지라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하느님께 무언가를 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입니다. 기도합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2877호 2025. 7. 6  말씀 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file 정상천 신부 
2876호 2025. 6. 29  흔들린 고백 file 천경훈 신부 
2875호 2025. 6. 22  새 계약 file 신문갑 신부 
2874호 2025. 6. 15  하느님의 얼굴 file 조영만 신부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