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8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께서는 «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라고 말씀하신다. 이 거룩함은 ‘나는 세상 몰라라’하면서, 우리가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 땅을 떠나서 어떤 낙원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신화나 전설에서나 나오는 따위의 그러한 낙원은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가 결코 아니다. 화려한 궁전에서, 온갖 보석들과 온갖 먹거리들로 가득 차 있는 곳, 그런 곳은 게으름뱅이들의 꿈에서나 나오는 곳일 뿐, 결코 하느님 나라가 아니다. 그러한 낙원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베드로 사도께서 말씀하시는 «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 »은 거짓, 불의, 중상모략, 권모술수와 같은 « 세상의 죄 »로 인해 누리게 되는 힘의 혜택, 권력의 혜택, 돈의 혜택보다는, 진리를 택하는 삶, 하느님을 택하는 삶이다. 그 삶은 지금보다 더 불편해질 수도 있는 삶이요, 심지어 욕을 얻어 먹고, 박해를 받을 수도 있는 삶이다. 그러나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은 참된 자유로움을 가져다 주는 삶이다. 예수님의 «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이오 »라는 말씀은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말씀과 상통한다.

은폐, 조작, 중상모략 이러한 것들이 일순간의 편안함과 참으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힘을 가져다 주는 것 같겠지만, 결국은 진실을 숨겼다는 죄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 없이 수많은 거짓을 재생산해 내어야 하고, 끊임없이 진실을 은폐해야 한다. 이러한 재생산과 중단 없는 은폐는 결국 분열을 일으키게 하고, 무질서를 초래하고, 파탄을 일으키게 한다.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은 결국 정의의 하느님, 평화의 하느님, 없는 이들을 편애하는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고백하면서 그분을 따르고 닮으려 애쓰는 삶이다. 쉽지 않은 삶이다. 절대로 편안한 삶이 아니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삶이기는 하지만, 처절하게 깨어지고, 쪼개어지는 삶이다. 한마디로 십자가의 삶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진짜 십자가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하고 싶고, 물리치고 싶고, 고개를 돌리고 싶어한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마저도 이 십자가를 짊어지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이 십자가를 주님과 함께 짊어져 보겠노라고 작정하고 작심하면, 삶이 확 달라진다. 멀리만 있을 것 같고, 우리 삶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이던 하느님이 갑자기 내 옆에 계셨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성령 강림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나에게 힘내라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나를 격려하는 하느님의 은총의 말씀으로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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