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14호 2024. 5. 26 
글쓴이 이원용 신부 
하느님 사랑의 환대와 시노드적인 경청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
청소년사목국장

 
   안녕하십니까? 청소년 주일을 맞이해서 환대와 경청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나누고 싶습니다.
 
   환대(Hospitalitas)는 고대 로마 시대에서부터 최고의 미덕 중 하나였고, 여행자를 환대하는 관습으로 자리잡혀 있었습니다. 호텔(Hotel)과 병원(Hospital)이라는 말도 모두 이 말에서 유래합니다. 환대는 성경에서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는 구약의 아브라함과 세 천사(창세 18,1-8 참조) 장면에서 아브라함이 나그네를 환대하는 모습에서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먼저 다가감’입니다. 아브라함은 나그네가 구걸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도 되도록 먼저 따뜻하게 다가가서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두 번째는 ‘무조건적’인 환대입니다. 아브라함은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조건없이 그들을 향해 다가갔습니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그들을 환대한 이유는 바로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환대를 받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모든 이의 권리이자, 환대를 베푸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이를 대하는 이들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신약성경에서는 환대가 예수님의 삶과 사랑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민족적 배경을 가진 사회의 모든 계층 사람들을 찾아 가르치시면서 포용적 제자공동체를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으셨으며 그중에서도 특별히 소외된 이웃을 환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씀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환대는 그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대접하는 영적인 환대가 됩니다.
 
   한편 경청은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순례의 여정을 가리키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주교시노드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부각된 이 여정은 하느님 백성 안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의 소리를 듣고 식별하며 따라가기 위한 것입니다. 세례받은 모든 이는 하느님의 성령을 지니고 있으며 그래서 모두가 능동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청년들 안에, 그리고 기성세대 신자들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기 위해 기도와 함께 귀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시노드적인 경청입니다. 이러한 경청이 잘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 교회 청소년·청년들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를 잘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며, 또 내년에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체험해야 할 것인지도 명확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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