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14호 2024. 5. 26 
글쓴이 차성현 신부 

“보라,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차성현 암브로시오 신부
덕신성당 주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나타나시어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하시며 약속해 주십니다.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여러분들과 함께 있겠습니다.”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 해주셨던 하느님께서는 세상 끝까지 그렇게 또 함께 해주시겠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실 때, 요셉의 꿈을 통해 천사가 알려준 이름이 ‘임마누엘’ 이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의 그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세상에 오셔서 말씀대로 우리와 함께 사시며 우리를 위한, 특별히 가난한 우리를 위해 병든 이를 고쳐 주시고 죄인을 용서해 주시며 새로움의 희망을 주셨고, 그리고 때가 되자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고 그렇게  죽으셨다가 말씀대로 부활하시어 다시 또 오늘 이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해주시겠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버렸지만, 하느님은 우리와 끝까지 함께 해주십니다.
 
   우리도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사람과 함께면 세상 무엇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다 한 것 같기도 하며, 누가 하든 그냥 다 좋습니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그 믿음 안에 실은 삼위일체 사랑이신 하느님이 그 안에 계셔서 하시는 일이라고 믿는 우리 신앙인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삼위일체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이신 하느님 사랑이 따로따로 사랑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이시라는 사랑의 신비를 고백하는 축일입니다. 늘 하나이기를 원하지만 다시 또 늘 그렇지 못한 인간의 사랑과 달리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은 언제나 하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이 우리를 창조하셨고, 하느님 사랑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으며, 하느님의 그 사랑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이 그렇게 우리 안에 있고 우리 사랑이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 안에 있게 될 때, 삼위일체 하느님은 이제 더 이상 신비로서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 삶 안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으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함께만 있어도 세상에 아쉬울 것이 없는데,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하느님 당신도 친히 함께 계셔 주신다 하니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진정 이 땅에서 이미 하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5월 성모 성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 땅에서 그렇게 하느님 사랑 안에 사셨던 성모님이시기에 하늘에서도 그 사랑 안에 계심을 믿으며, 성모 성월의 남은 며칠을 마저 행복하게 보내야겠습니다. 사랑으로 우리를 창조하신 성부와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성자와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는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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