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30호 2017.0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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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황철수 주교 |
부활하신 주님의 메시지
교구장 황철수 바오로 주교
가끔‘부활주일에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한 번씩 나타나시면 좋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바탕으로 실제로 주님께서 어느 성당의 부활주일 미사 공지사항 시간에 홀연히 나타났다고 가정을 하고, 그 후에 전개될 일을 상상해 봅니다.
부활미사를 장엄하게 봉헌하고 사제가 막 공지사항을 시작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찬란한 빛에 둘러싸인 주님께서 제대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아마도 그 성당의 신자 모두는 순간 정신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자마자 이 신비로운 순간을 놓칠세라 여기저기서 휴대폰을 꺼내 촬영한다고 난리가 나지 않을까 싶네요.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손과 발, 가슴에 선명한 붉은 오상을 지니시고 제대 앞에 평화로운 모습으로 서셨습니다. 아마도 사제는 신자들을 향하여,‘오늘 뜻밖에도 저희들을 찾아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열렬한 박수로 환영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인사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대단히 소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분명코 주례사제는 사진 찍는 것을 자제시키며, 부활하신 주님께서 언제 갑자기 떠나실지 모르니 다들 조용히‘주님의 말씀을 듣자’고 초대할 것입니다. 사진 찍는 일, 눈으로 보는 일, 그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부활하신 주님의 메시지를 듣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부활하신 주님을 육안으로 보는 일보다도 그분의 메시지를 듣고 새기는 일이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남기신 메시지를 성경에서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평안하십니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십시오. 거기에서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마태 28, 9-10)
‘두려워하지 마십시오.’이 말은 예수님과 같은 노선이라는 혐의를 받으며 몸을 사리고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가, 예수님께서 평소에 말씀하신 사랑의 정신으로 용기를 내어 한 번 살아보라는 격려의 말씀이지요.
‘갈릴래아에서 주님을 만날 것입니다.’갈릴래아는 수 년 동안 예수님과 제자들이 살아가던 생활현장입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깨닫는 곳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현장 바로 그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 앞에 나타나시더라도 똑같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시며 말씀하실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온갖 욕망이 넘쳐나고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그 현장에 내가 언제나 함께 할 것입니다.”(마태 복음 마지막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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