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나해) 강론 – 함께하는 관계
주임신부 2024. 5. 12, 덕계성당
오월, 가정의 달을 보내며, 노래 한 곡 소개해 드립니다. 노래 제목은 ‘가족사진’이라는 곡입니다. (영상 소개)
‘아빠를 닮아있네’, ‘거름이 되다’, ‘웃음꽃 피우길’ 등의 단어가 다가온 그런 노래였습니다. 가족 간의 관계성이 잘 드러났습니다.
세상사 안에서 여러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계의 결핍’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마 전까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니, 얼굴을 알아보기도 힘들고 상대방의 표정에 미소가 있는지 또는 화가 나 있는지조차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거기에다 코로나 사태 때엔, 서로 만나지도 말라 하니 서로간의 관계도 결핍되어 버렸습니다. 만나서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는 우리들로서는 참 어려운 이 ‘관계의 결핍’을 경험으로 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원해 봅니다. 이 관계의 결핍 때문에 서로의 관계가 깨어지지 않기를, 서로 오해하지 않고 이해하기를, 소개해 드린 노래에서처럼 서로 닮아가고 거름이 되고 웃음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오늘 전례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분간 제자들과 머무시다, 이제는 하늘로 올라가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 머물고 주님께서는 하늘로 올라가셨으니, 서로간의 관계가 단절된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승천하셨다는 것이 관계의 결핍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일하셨다.’(마르 16,20)는 이 한마디 말로써 잘 알려 주고 있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자주 말씀하셨듯, 협조자이신 성령을 우리에게 내려 주실 것임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니, 하느님 입장에서는, 하느님과 우리와의 관계는 결핍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의 관계로 머무는 것입니다. 바라건대, 우리 입장에서도,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결코 결핍되지 않길,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함으로써 그분을 더 닮아가길 기원합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노래에서 ‘아빠를 닮아있네’라는 가사가 나왔었는데, 이같은 내용을 지닌 또 다른 글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시인이기도 하셨던, 고(故) 하한주 신부님께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쓰신 글입니다. - 임은 전 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 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다. 임은 전 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 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다. 이 뒷날 임이 보시고 ‘날 닮았다.’ 하소서. 이 뒷날 임이 보시고 ‘임 닮았다.’ 하소서. 이 세상 다할 때까지 당신만 따르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