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5일 부활 제3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 나더러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갑니다 ». 아빠 하느님의 뜻, 그것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 아버지께서 파견하신 아들을 믿는 일이다. 그런데 그 아들을 믿는 일이라는 것은 그저 성당에 열심히 나오고, 미사에 엄숙하게 참례하고, 기도 열심히 하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아들 하느님께서 당신의 전 존재를 통해서 보여 주셨던 사랑의 삶을 실천하는 것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내 오른뺨을 내려치는 사람에게 왼뺨까지는 못 내밀더라도, 그래도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며, 이해하려고 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그를 용서하면서 사는 삶, 정의롭게, 올바르게, 자애롭게 사는 삶,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면서 사는 삶,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삶,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사랑 받으며 사는 삶, 편함보다는 불편함을, 자유로움보다는 구속을, 나보다는 너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삶, 그런 삶이 바로 사랑의 삶이다.


하지만, 그런 사랑의 삶 삶을 살기가 쉽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안다. 그런 힘든 삶을 한번 살아 보고 싶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 어금니를 깨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지만, 이내 얼마 가지 않아 그 마음먹은 것들이 흐트러지는 자신을 쉽게 발견하기도 한다. 때로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 바보 멍청이 »이라는 모욕과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하나만 붙잡자. 사람이 되신 하느님, 몸소 허리를 굽혀 우리들의 발을 씻기셨던 하느님, 우리들에게 당신의 몸과 피까지도 내어 놓으시면서, 밥이 되어 우리에게 먹히러 오시는 하느님만 붙잡자. 오직 그 하느님만 붙잡고 있으면, 우리에게 먹히러 오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그리 두려울 것이 별로 없게 될 것이다. 그 주님이 나에게 성체로 오셔서 나를 먹여 살리고 있는데, 내가 주님의 빵으로서 이 세상에 먹히고 내가 주님의 몸이 되어 이 세상을 사랑하는데, 장애될 것도 별로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다가 죽으면, 예수 따라 부활한다는 데, 무어 그리 아쉬울 것이 있겠는가?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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