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1일 목요일 성 스타니슬라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어제 2024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당선하신 분들은 축하 드린다.
낙선하신 분들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출마자도 유권자도 모두 수고하셨다. 지지했던 후보자가 당선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김해시 인구 중에 선거인수 총 222,271명 중, 142,487명이 투표를 하셨다. 79,784명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다. 투표하지 않은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이 나라 이 땅의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금 많이 아쉽기도 하다. 당선된 사람들이 1개인이 입법기관이자, 사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신들의 직무와 직분에 충실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예수님은 당신이 직접 체험한 하느님, 아빠 아버지 하느님을 증언하셨다. 하느님에 대한 예수님의 증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들도 있었지만, 위증이라고, 지어낸 것이라고 치부해버린 사람들도 있었고, 그분의 증언이 갖는 위력을 미리 감지하고 그분을 죽여 버리려고 했던 이들도 있었다.

율법학자들, 바리사이들, 사두가이들이 가르친 하느님은 무서운 하느님, 징벌의 하느님, 율법의 하느님이었다. 그리고 그런 하느님을 가르쳐 왔던 사람들을 백성들은 « 거룩한 사람들 »로 여겨왔고, 그들에게 재물이며, 정성이며 죄다 갖다 바쳤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행적들을 체험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하느님조차도 버리고 포기했을 것이라고 여겼던 사람들, 하느님의 진노를 사게 될 사람들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던 사람들, 세리들, 창녀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던 무식한 이들이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로마 제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화된 이들은 이중, 삼중으로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골칫거리였다. 그들이 공통으로 믿었던 하느님, 곧 구약성경이 증언하는 하느님은 이집트 종살이하던 자기들의 조상들을 해방시킨 하느님이었으니, 로마 제국과 싸워 조국 해방을 가져 오는 것이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 뻔했다. 게다가 그 하느님은 정의로우면서도 과부와 가난한 이들을 편애하는 하느님이었으니,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로부터 갖은 존경과 경외와 대접을 받아왔던 바리사이들, 율법학자들, 사두가이들의 사회적 지위와 그들이 누리던 권력은 바람 앞에 촛불과도 같이 위태로워졌다.

예루살렘 입성과 성전 정화사건은 예수님에게 적대감을 품었던 지도자 계층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죽여 버려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했고, 로마 제국의 힘의 빌어 예수님을 죽여 버리면, 기껏 해봐야 예수의 죽음은 로마 제국에 대들었던 한 저항세력의 대장의 죽음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도 완성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의 음모와 기만, 거짓선동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예수님은 십자가형을 언도 받고 골고타에서 죽음을 당하셨다.

예수께서 사형 언도를 받고, 십자가 형틀을 지고 골고타로 향하던 순간, 예수님을 메시아로 여겼던 이들,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시며 3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던 이들은 뿔뿔이 도망쳤다. 권력을 쥐고 있던 이들은 쾌재를 불렀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누리던 권력에 혹시라도 금이 갈까 봐 주도 면밀하게 예수의 죽음 이후의 예수를 따르던 무리들의 동태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죽음을 당했던 예수께서는 사흘 후 부활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을 만나셨다. 부활 후 50일째 되던 날,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약속하셨던 협조자, 빠라끌리또 성령을 보내주셨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변했다. 오늘 제1독서는 변화된 제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스승의 죽음 때문에 자신들도 죽음을 당하게 될까 다락방에 숨어 지냈던 이들, 맥이 풀려 다시 고기잡이 시절로 돌아가 버린 이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게 산송장으로 살던 이들이 부활의 증인으로 바뀌게 되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를 체험하고 그 하느님을 증언했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님과 함께 계셨음을, 예수님이 바로 사람이 되신 하느님임을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함으로써, 예수님이야 말로 주님이시고, 그리스도이심을 그리고 하느님의 참 아들이심을 증언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고, 성령까지도 받았으니,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있었고, 우리는 세례는 받았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뵙지도 못했고, 불타는 혀 모양의 성령을 받은 것도 아닌 것 같으니,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지상 생활에서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던 사람들은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가 부활 증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제자들의 부활 체험은 죽었던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체험이었다. 그들은 죽었던 예수님을 하느님께서는 다시 일으켜 세우셨다고 선포하면서, 예수님의 일,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을 예수님의 뒤를 이어 계속 해나갔다. 그들은 선포하고, 일하면서 예수님의 현존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예수님이 자신들을 통해, 자신들 안에서, 자신들과 함께 선포하고, 일하고 있음을 체험했던 것이었다. 우리도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고, 예수님의 일을 이어서 한다면, 우리 역시 부활 증인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일들을 가능케 하는 분이 바로 다름 아닌 성령이시다. 우리가 세례 때에 받았던 성령, 2천년 전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내렸던 바로 그 성령이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나에게 성령을 찬미하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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