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9일 부활 제2주간 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의 부활을 믿고, 나의 부활을 믿는 사람은 이제껏 자기 중심, 자기 위주로만 살아 왔던 그 «나 »가 죽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고 있음을 믿는 사람이다. 죽고 난 후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믿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예수의 부활을 받아 들이고, 나의 부활도 일어 날 것임을, 일어 나야 할 것임을 믿는 사람이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갈라 2, 20)이 바로 다름 아닌 부활이다. 그래서 예수 부활의 장소는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소유주였던 그 무덤이 아니라, 바로 내가 예수 부활의 장소이고, 내가 살고 있는 « 지금 여기 »가 부활의 시간인 것이다. 부활의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 모두는 예수께서 부활하셨음을 믿는 사람들이고, 그분이 내 안에서 나를 통하여, 나와 함께 부활하셨음을 믿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부활을 믿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오늘 제 1독서는 부활을 믿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는 길을 증언해준다: «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그들 가운데에는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사도 4,32-34). 성경이 제시하는 부활을 믿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첫째,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 한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한다. 셋째,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함으로써,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그러나 초대 교회 신자들이 물질을 함께 나누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 수도자들처럼 청빈을 살기 위해서였을까 ? 아니다. 그러면 교회 구성원 모두가 청빈을 하나의 도달 목표로 해서 살아 가려 한 것이었을까? 아니다. 청빈은 나눔의 목적이 아니다. 재물을 나누는 목적은 형제적 사랑과 정의를 살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2천년 전, 성령으로 충만했던 예루살렘 신자들이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성령 충만한 신자들이라면 모름지기 자기 개인의 재산을 공동체 안에 다 내어놓아야 할까? 물론 아닐 것이다. 예루살렘 초대교회 신자들이 보여준 재물 공유 행위가 후대의 모든 성도들이 그대로 따라가야 할 어떤 전형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자발적 나눔의 모습은 오늘날 신앙인들도 본받아야 한다.

예루살렘 초대교회 신자들은 공동체가 필요로 할 때마다 자기들의 재산을 기꺼이 내어놓았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신자들도, 자기가 소유한 재물을 자기만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교회가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나눔의 모습이 과거 초대교회의 유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에게서도 계속되어야 한다. 오늘 독서의 말씀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독서는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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