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

가톨릭부산 2024.04.17 11:16 조회 수 : 62

호수 2809호 2024. 4. 21 
글쓴이 남영 신부 
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

 
 남영 세례자요한 신부
성소국장
 
   “요한아~!”, “영아~!”, “신부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저를 부를 때 자주 듣게 되는 말들입니다. 제가 가진 이름들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이 이름들은 희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라는 희망, 거룩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 사랑하고 봉사하며 기쁘게 살아가겠다는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름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분명 내 것이기는 한데,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름은 본질적으로 “부르심”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내 이름이 불려질 때, 우리는 자신을 자각하게 되고, 나를 부르는 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나에게 가진 희망과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부르고 불리는 그 이름들은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는 단순한 소리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함께 누리는 삶과 희망과 축복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이름도 자신만의 이름으로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희망과 사랑을 담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있을 때 빛이 나는 나의 이름은 결국 우리의 이름입니다.
 
   이 세상 안에는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돌아서게 하는 많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 소리들이 쉼 없이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소리들이 진정한 우리의 이름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정말 나를 향한 소리인지, 나를 위한 소리인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소리인지를 살펴야합니다. 
 
   성소(聖召, Vocatio)는 하느님께서 나의 이름을 당신 이름과 하나로 만들어 주시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우리 각자의 이름 안에 새겨진 희망이 나 혼자만의 차원을 넘어서서 사랑과 희생과 나눔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선물이 되도록 하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사무엘기 상권 3장에는 하느님께서 소년 사무엘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 사무엘은 처음에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부르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대답을 하게 되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도 사무엘처럼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귀 기울이지 않고, 대답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말씀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로 떠나보내게 됩니다.
 
   성소주일을 맞이해서 우리 각자를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고 계신 하느님의 목소리를 향해 돌아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으로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움직여 하느님께서 나를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계신지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성소의 선물을 받기 위해 용기 있게 대답하기를 응원하며 기도합니다. 
 
   지금 하느님께서는 지금 여러분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계시나요? 뭐라고 대답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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