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8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가톨릭 교회는 신자들의 영적인 성숙을 위해서, 1년에 적어도 2번 이상 고해성사에 참여하기를 권고한다. 그런데, 그 고해성사 때에, 여러분 가운데 이제껏 자기가 무슨 죄를 지어도 자기가 지은 죄보다 더 큰 보속을 받으신 적이 있는가? 죄 고백을 들은 사제로부터 죽을 만큼 뭘 하라고 보속을 받은 적이 있는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어찌 그 많은 나의 죄를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보속만으로 용서해주는 것일까? 신부가 실성해서 그런 것일까? 신부가 죄의식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다.
 
저울에 한 쪽은 나의 죄를 매달고 나머지 한 쪽엔 그 빈약하기 이를 데 없는 보속 몇 줄을 매달아도 하느님은 그것을 수평으로 만드신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 사실을 증언한다.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자가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그저 땅 바닥에 쓰러져 무수한 이들의 눈총과 죽음 직전까지의 두려움을 감당한 것, 그것 말고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다. 심하게 통회를 하고 요란스런 결심을 한 것도 아니었다.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다 어디로 갔느냐?”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나도 너의 죄를 묻지 않겠다.
돌아가거라. 그리고 다시는 죄 짓지 마라...”우리가 볼 때는 그저 무상으로, 공짜로, 일방적으로 여자 편을 드신 예수 덕분에 그녀가 살아난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우리는 헷갈린다. 마치 그녀의 죄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루어진 공짜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사실, 오늘 복음은 여기서 끝이 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녀는 분명히 간음의 죄를 저질렀고, 그녀는 그 죄 값을 치르지 않았다. 그녀의 죄값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저 한 말씀에 모든 것이 없어져 버린 것일까?

 
그녀를 단죄하지 않으신 대신, 예수께서는 그녀의 죄값을 몸소 그녀 대신에 짊어지셨다. 우리는 이 사랑을 읽어야 한다. 이 자비를 읽어야 한다. 그녀를 단죄하지 않으시고 풀어주신 대신에 예수 친히 단죄를 받으시고 갇히셨음을 읽어 내야 한다. 그녀의 죄값이 바로 저 십자가에 들어있음을 읽어 내야 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저 십자가는 우리에게 생명을 가져다 주는 공통의 보속인 셈이요, 무죄한 이의 속죄다. 죄의 댓가는 결코 값싼 것이 아니다. 죄가 클수록 형량도 큰 법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우리의 그 모든 형량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서 치워주셨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 각자의 죄를 당신 앞에서 뉘우치고 돌아와 다시금 선하게 살고, 사랑하고 사랑 받으면서, 용서하고, 용서 받으면서 살면 된다. 바로 회개의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다시 제대로 살아보자는 다짐을 하게끔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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